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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에 불과한 기괴한 모험-모아이
이호영  2009-09-05 23:34:13, 조회 : 876, 추천 : 134

<모아이>



<이 리뷰는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 이호영님께서 작성해 주셨습니다.>

가수인 서태지가 '음악 대통령'이 아닌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 이유는 음악으로 풀어가는 그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때문이다. 다만 그 주제가 '가출'이라는 명사가 되기도 했으며, '장르'라는 무형이 것이 되기도 했다. '장르'라는 무형의 것에 기준을 둔 혹자들은 그가 솔로 데뷔 이후 보여준 음악에 대해 전혀 새롭지 않다고 말한다. 문화적 파급효과 측면에서 서태지를 바라보는 혹자들은 그에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청소년들의 우상으로서 사회적 의무를 떠맡아야 한다고 말한다. 심지어는 발해를 꿈꾸고, 가출소년소녀들에게 집으로 들어오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그 기개는 어디가고 비즈니스맨이 되었느냐고 꾸짖기도 한다. 다른 가수들에겐 노래를 잘하라고 말하면서, 서태지라는 가수에겐 사회를 책임지라고 말하고, 다른 가수에겐 하고 싶은 음악을 하라고 하면서, 서태지라는 가수에겐 우리가 모르는 음악을 하라고 말하는 것이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서태지는 가수이다'라는 대전제를 간과했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그냥 가수이며, 다른 가수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토리텔링하기를 좋아하고, 좀 더 영악하다는 것 뿐이다. 가수가 자기 음반을 팔기 위해 고정팬을 거느리고, 새로운 팬층을 확보하기 위해 변신을 시도하고, 자신의 음반을 팔기위해 마케팅을 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리고 자신의 음악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자신의 음악에 대해 있지도 않은 장르로 재정의 하는 작업 역시 남들보다 독특해야 어필이 가능한 대중 가수들에겐 종종 필요하기도한 아이템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언론을 이용하는 것 역시 대중가수들에겐 생리현상과도 같이 자연스럽다. 따라서 그의 현재 활동 모습은 [MOAI]의 스토리텔링에 맞는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보이고자 하는 것뿐이며, '새 앨범이 나온 가수의 음반 홍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서태지가 언론을 통해 공개한 자신의 인간다운 면모는 [MOAI]에서 이야기 하고 싶은 휴머니티와 매우 닮아 있다. 그가 그린 휴머니티는 거대한 공상과학영화 안에 극적으로 존재하며, 달라진 미래관을 보여주는 요즘의 공상과학영화와 비슷한 플롯을 가지고 있다. 터미네이터로 대변되는 90년대식 공상과학영화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어둡고 침울한 이미지를 대입했다면, 지금의 공상과학영화는 피폐된 지구에서 인간보다 더 인간같은 로봇의 휴머니티를 보여주며 도리어 인간을 반성시킨다. 이처럼, 서태지는 [MOAI]에서 이스터섬이라는 세트장을 지어 모아이라는 미지의 존재를 만들고, 'Human Dream'을 부르짖는 로봇을 등장시켰으며, 미스터리한 세력의 음모론을 제기한다. 마치 한편의 공상과학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듯 한 대목이다.

[MOAI]는 8집에서 보여 줄 거미줄같이 얽혀있는 공상과학영화의 스토리 중 일부이며, 이를 홍보하기위해 기술적인 부분도 강조하였다. 심형래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디 워'를 만들었듯, 서태지도 그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순수 국내 기술로 음반을 만들었고 이를 'Nature Pound'라는 자신만의 단어로 재정의 했다. 'Nature Pound'는 'MOAI'의 쫓기는 듯 숨차게 달려가는 비트, 'T'IKT'AK'의 세기말 시니컬함을 표현하는 헤비한 기타 리프와 몽환이고 허무한 감성을 표현한 효과음 등의 인상적인 사운드들을 통칭하며, 이러한 모호한 장르의 성향은 '이게 뭘까?'라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렇듯 [MOAI]가 8집이라는 큰 그림의 일부를 공개하는 티져 영상의 성격을 가진 싱글이고, 이로 인해 8집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고자 했다면, 일련의 과정들은 매우 성공적으로 보인다. [MOAI]를 듣고 보고 있자면, 두 번째 싱글은 8집 어떤 부분을 보여 어떻게 보여줄 것이며, 이를 시각화 하기위해 어떤 전략을 쓸지가 궁금해지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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