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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집 리뷰] IZM에 실렸던 모아이 평론
이즘IZM  2009-09-05 23:30:10, 조회 : 1,055, 추천 : 132


#1. 임진모

일렉트로니카에 기반하여 신나게 내달리는 드라이브감 그리고 무엇보다 선율감을 회복하고 있다. 록 기운을 조금 줄인 덕에 한결 덜 부담스러워지고 편해졌다.

'휴먼 드림'에는 과거 오락실의 뿅뿅 사운드가 들리는데 이것은 오래된 아날로그 신시사이저의 소리다. 이러한 빈티지적 요소의 부각은 그가 감성에 집중하고 있음을 일러준다.

부시는 사운드가 아닌 들리는 사운드로의 전향? 분명 팝적 사운드로 재미와 대중성 획득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창작음악가'의 스탠딩을 잃지 않는다. 근래의 가요와의 명백한 차별화는 한 번의 청취로도 확연하다.

그런데 '모아이'가 인간욕망의 무한질주에 대한 비판이라는 무거운 메시지라면 가사가 잘 들려야 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신곡 전체에 걸쳐 가사 포착이 쉽지 않다. 왜 그렇게 목소리를 숨겨야 하는 것일까.

또 하나 진보를 향한 열정? 글쎄, 이 부문도 수긍은 어려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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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대화

음반 시장 침체와 아티스트 부재의 시대. 그 속에서 ‘구원자’와 ‘영웅’의 재림처럼 세간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서태지의 신곡은 오히려 그것으로부터 달아나 자기만의 세계, 이스터 ‘섬’으로 돌아갔다.

1인 작업, 비밀에 붙여진 작업 과정, 결국 나온 음악은 자기 연민으로 가득 찬 내밀한 골방 정서다. 물소리가 삽입되고, 영롱한 건반 소리가 아름다운 이 노래에 ‘혁명’을 운운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차라리 ‘편안함’이라 해야 할 것이다.

서태지는 활동 기간 내내 ‘신(神)화’적 존재였다. 그리고 해체와 잠적 이후에는 좀처럼 자기를 드러내놓지 않았다. 그는 ‘미스터리’였다. 이 오묘한 베일 속의 자기를 그는 이스터 섬의 모아이 상으로 빗댄 것은 아닐까. 그는 지금 “멍하니 산들바람 속에 성난 파도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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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김두완

서태지는 여전히 록을 하고 있지만 이번엔 클린 톤의 기타를 살짝 뒤로 빼고 건반을 앞세웠다. 아기자기한 프로그래밍과 드러머 혜승의 섬세한 스트로크도 편안하게 울린다. 리듬감의 유연성은 발군이다. 전체적으로 음악이 대중 위에 군림하기 보다는 일상으로 스며든 느낌을 준다.

약 4년 만에 새로운 음악을 들고 나온 서태지는 허용된 소리공간을 채우되 모종의 여백을 배려하려 한다. 곡의 얼개가 생기 있고 풍요하게 들리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예상 외로 소음의 극단을 피해 조금 허전한 느낌이 들긴 하지만 그가 또 하나의 모험을 감행한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침착해지고 여유를 갖는 것도 하나의 파격임을 그는 ‘Moai’를 통해 자신 있게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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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박효재

미스터리 서클, UFO, 흉가, 이스터섬, 버뮤다 삼각지대 등 미스터리한 현상을 이용한 티저 마케팅을 벌일 때만 해도 '음악적 내용물에 자신이 있으면 저렇게 거창한 이벤트를 하지 않아도 될 텐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런 이벤트가 더 이상 밉상으로 보이지 않을 결과물을 가지고 서태지는 이전보다 훨씬 멋있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곡의 높은 퀄리티 보다 팬들을 반갑게 하는 것은 예전 감성으로의 회귀이다.

항상 새로운 것을 들고 나와 한국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주도했던 혁명자적 모습은 잠시 접어두고 과거 그와 함께 꿈을 꾸고 잠 못 들었던 소년, 소녀들의 행복지수를 높여주는 음악으로 우리 앞에 섰다. 이제 팍팍한 삶의 굴레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어른이 되어버린 그 시절 팬들의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 듯 하다. 더 이상 영미 록 필드에서도 눈에 띌만한 새로운 흐름이 없는 상황에서 참고할만한 사운드가 없었던 것이 서태지가 대중 친화적 면모를 회복하는 데 오히려 긍정적으로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Moai'는 휴머니티 그 자체인 가사와 여린 목소리를 완전히 불살라 버리는 정성스런 노래가 어우러져 건조해진 감성을 촉촉하게 적신다. 오락기 사운드로 버무린 'Human dream'도 감성적인 것은 마찬가지다. 파워가 부족했다고 느낀 것일까. 'T'IKT'AK'은 육중한 사운드로 감정의 묵은 때를 깨끗이 벗겨낸다. 감성과 힘의 이상적인 배합을 보여준다 하겠다.

순수한 열정을 가지고 서태지를 응원해주던 이들을 위로하는 모습에서 비로소 인간 서태지를 만나는 듯하다. 마치 그동안 대중을 외면하며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만을 하던 것에 대한 미안함을 털어버리려는 듯 곡들은 어느 때보다 진심이 묻어난다. 곡은 없고 스타일만 난무하는 한심한 지금의 대중음악계를 확실하게 청소해줄 음악의 등장에 환영을 표한다. 역시 서태지는 서태지였다!

2008/07 IZM



원문 : http://izm.co.kr/contentRead.asp?idx=19500&bigcateidx=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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