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체] ::프리 리뷰 ::시나위 ::1집 ::2집 ::3집 ::4집 ::5집 ::6집 ::7집 ::8집 ::서태지심포니

8집-Atomos Part Moai 리뷰
김고금평  2009-09-05 23:26:41, 조회 : 768, 추천 : 132

서태지식 함정 이번엔 ‘리듬’

화제 속 '서태지 8집' 싱글 뚜껑 열어보니...
  
요컨대, 서태지는 함정의 마술사다. 지난 7집에서 가사를 넣지 않는 ‘함정’을 통해 ‘가사가 들릴 때까지 계속 들으라’는 암묵적 의무를 부과한 것처럼 이번 8집의 첫 싱글(사진) 역시 그는 일종의 ‘함정’을 통해 풀기 어려운 수수께끼같은 음악을 분석해보라고 주문한다.

싱글의 수록곡들의 멜로디는 일단 금세 착 달라붙는다. 그렇다고 서태지가 대중의 코드에 맞는 음악을 구사했다고 단정하는 건 오산이다. 서태지의 이번 관심은 멜로디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태지는 멜로디(대중이 쉽게 받아들이는 통로이므로)라는 함정을 파놓고 리듬이라는 수수께끼를 심어놓았다.

그 리듬은 액자소설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를테면 ‘모아이’ ‘휴먼드림’ 같은 곡에서 리듬은 8비트 드럼의 전형적인 록 문법을 따르고 있지만, 그 비트 안에 16비트, 32비트로 쪼개지는 퍼커션의 리듬은 하위구조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 퍼커션이 분할 리듬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점 때문에, 듣는 이들은 단순하게 들리는 멜로디조차 ‘어렵게’ 받아들이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서태지는 이를 철저하게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 리듬을 이해하기위해 자꾸 되풀이해서 들어보라는 일종의 주문인 셈이기 때문이다.

리듬을 잘개 쪼개는 서태지의 실험은 그가 정의한 장르 ‘네이처 파운드’(Nature Pound)와도 상통한다. 빻고 세게 치는 ‘파운드’의미가 바로 리듬을 상징하기 때문. 서태지는 1992년 ‘난 알아요’를 통해 록과 랩을 섞은 하이브리드록을 국내 발빠르게 소개하고, 지난 7집에선 ‘이모 코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선보였다. 그가 새로운 물결에 ‘얼리어답터’라는 사실은 이미 전작에서 확인된 바, 이번 앨범에서의 새로운 장르 도입이 전혀 낯선 풍경은 아니었다. 다만 그가 그런 뉴 웨이브를 어떻게 대중에게 퍼뜨리고, 확실히 각인시킬지에 대한 고민은 서태지식 함정이 아니고선 해결할 수 없는 숙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서태지는 함정을 만들어 놓았고, 대중은 이제 그 함정에서 빠져나갈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서태지라는 브랜드에 영영 갇혀있을 수밖에 없다.

전자음악에 대한 새로운 관심, 그리고 록의 향수를 모두 담을 수 있는 음악을 꿈꾸는 서태지의 목표는 일단 성공한 것 처럼 보인다. 문제는 그가 파놓은 함정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걸리느냐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목록보기   답글   추천

이전글[8집 리뷰] IZM에 실렸던 모아이 평론 이즘IZM
다음글서태지 연구│모아이에서 발견한 눈물 한 방울 강명석

Copyright 2000-2017 Taijiman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