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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태지 - 줄리엣, 코마 그리고 버뮤다 리믹스. 음악이야기
이승진(지니)  2009-09-05 23:21:35, 조회 : 845, 추천 : 133

2009/03/10 10:57

http://blog.naver.com/afx1979/90043708925






벅스엔 아직 안올라와서 엠넷 회원 가입하고 엠넷에서 듣고 있다.



Seotaiji 8th Atomos Part Secret (Single)

정식명칭은 이렇게 되고 총 4곡이 들어 있다.



1번곡은 버뮤다. Bermuda (Triangle)



전에 이미 발표되었던 곡이니 리뷰는 패스.



2번곡은 줄리엣. Juliet



기본적으로 버뮤다의 연장선상에 있는 곡이다. 버뮤다 못지 않게 구성이 독특하다.

오프닝 - 1절 - 후렴 - 2절 - 후렴 - 브릿지 - 클로징. 이렇게 총 7개의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특이한 것은 오프닝과 클로징이 수미쌍관 구조를 이룬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곡은 후렴이

두개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각각 두번씩 반복되는 후렴이 두개. 말하자면 듀얼 코어를 탑재한 곡인 셈이다.

그리고 1절 버스가 2절 버스보다 두배 길다. 바꿔 말하면 2절 버스가 1절의 절반 정도이다. 이런 비대칭 구조 역시 특이하다.



버뮤다의 구성과 비교해보자면, 버뮤다는 이렇다.

인트로(천상) - 1절 + 서로 다른 템포 - 후렴(큭 한다음에 천상에서 터지고 마리오 소리까지가 후렴부분) -
2nd 인트로(천상부터 까만밤) - 2절 + 서로 다른 템포 - 후렴 - 브릿지(바다) - 엔딩(버뮤다 트라이앵글~)



버뮤다와 줄리엣의 가장 큰 차이점은 버뮤다가 인트로와 후렴이 서로 겹쳐지는 데 비해 줄리엣의 인트로-클로징과 후렴은 완전히

별개라는 점이다. 말하자면 버뮤다에서 인트로는 후렴을 약간 변형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해 줄리엣의 인트로-클로징은

후렴과 무관한 별개의 수미쌍관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또하나의 후렴, 제 2의 후렴, 두개의 후렴을 가진 곡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버뮤다의 브릿지 이후 갑작스런 엔딩(사실상의 브릿지-엔딩)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충격적인 구조이다.



버뮤다가 단 두번만 후렴을 반복함에도 후렴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이유는 인트로와 두번째 인트로가 후렴의 일부분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후렴은 두번 반복되지만 천상이라는 단어는 총 4번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후렴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지게 된다.

그런데 줄리엣은 듀얼 후렴을 선택하므로써 버뮤다보다도 후렴을 각인시키는 것이 더 어려운 곡이 되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질리기도

어려운 곡이 된 것이다. 세이브 미 나우~ 이 부분이 오프닝과 클로징을 장식하는데 이것을 곡의 제 1후렴이라고 한다면 중간에 나오는

진짜 전통적 의미에서의 후렴(저 하늘로~ 이부분)은 세이브 미 나우 부분과 완전히 별개의 제 2의 후렴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에

비하면 1절이 2절보다 두배 길다는 비대칭 구조는 사실 사소한 문제이다.



이곡은 그 어떤 부분도 세번 반복되는 부분이 없다. 버스는 정확히 말하면 한번 반으로 이루어져 있고 후렴과 제 2의 후렴 모두 딱 두번

반복된다. 그리고 브릿지는 한번. 대중성이라는 것에서 반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는 전에 버뮤다 리뷰를 할때 이미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줄리엣에서 서태지는 대중성을 아예 버린 것일까. 이렇게까지 청자가 파악하기 힘든 미스테리한 곡이 대중성이 있을 리 없다.

한가지 변수가 있다면 세이브 미 나우 이부분과 저 하늘로 이 부분은 서로 동일하진 않지만 분명히 다르지만 동시에 서로를 보완해주는

두개의 후렴이라는 점이다. 그 두개의 후렴이 서로를 차이의 반복으로 형성하면서 (그러니까 질리는 것만 방지하면서) 대중성을 획득할

수 있다면 이곡은 모아이나 버뮤다보다도 훨씬 더 교묘하게 대중성을 추구하면서도 동시에 질리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가 되어 있는 곡

이라고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증거로 세이브 미 나우 부분과 저 하늘로 부분의 멜로디는 분명 다르지만 연주는 비슷하다는 걸 들 수 있다.
물론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고 말그대로 차이로서의 반복인 것이다. 이 곡의 승부수는 이 차이의 반복으로서의
듀얼 코어, 두개의 후렴이 과연 기존 곡들의 동일한 것의 반복으로서의 하나의 후렴을 그 효과면에서 능가할 수 있는지이다.
질리는 게 덜하다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관건은 차이의 반복으로서의 두개의 후렴이 동일한 것의 반복으로서의

(심지어 한곡에서 4번까지 반복되기도 하는) 기존 가요들의 하나의 후렴을 과연 대중성에서 이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참고로 기존 가요의 구성은 대부분 이런 구조를 선택하고 있다. 후렴 - 1절 - 후렴 - 2절 - 후렴 - 브릿지 - 후렴. 이렇게 후렴을 4번이나

반복적으로 착취하는 것이 대중성 만빵의 가요들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줄리엣은? 놀랍게도 줄리엣에도 후렴은 4번 나온다. 왜냐하면

두개의 후렴이 각각 두번씩 나오기 때문이다. 줄리엣은 이렇게 된다. 후렴1 - 1절 - 후렴2 - 2절 - 후렴2 - 브릿지 - 후렴1. 버뮤다가

후렴을 착취하지 않기 위해 (쉽게 곡을 질리지 않게 하기 위해) 후렴을 단 두번 반복하고 브릿지에서 곡을 끝내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줄리엣은 기존 가요의 4번 반복되는 후렴 구조와 똑같지만 후렴을 두개로 나눠서 후렴 1과 후렴 2를 각각 수미쌍관과 전통적 방식으로

나눠서 배치하므로써 버뮤다와 다른 의미에서 질리는 것을 방지하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후렴1이 수미쌍관적으로 배치되므로써 얻어

지는 미학적 효과도 노리고 있다. 보통 후렴이 4번 반복되는 가요의 경우에는 4번째에도 후렴이 동일하게 반복되면 너무 지겨우니까

가사를 조금 변형시키거나 음정을 조금 더 높혀서 고조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줄리엣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후렴1과 2가 각각 두번씩만 반복되니까.) 곡의 처음과 끝을 완전한 대칭으로 만들어서 미학적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서태지는 점점 반복을 피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줄리엣에서 후렴을 두개로 나눈 전무후무한 구성을 들고 나온 것이나

또 1절과 2절의 길이를 서로 비대칭으로 만든 것 등은 서태지가 한곡 안에서 동일한 것의 반복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만든다. 사운드 텍스쳐의 빵빵함과 잘게 쪼개진 리듬도 물론 일품이지만 이번 secret 싱글의 가장 비범한 점은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그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모아이 싱글과 대비된다고 하겠다. secret 싱글에서 서태지는 텍스쳐보다도 구성을 갖고 놀고 있다. 표면적으로

secret 싱글이 모아이보다 일렉이 약화되고 록이 강화되었다는 것은 둘의 구성의 차이에 비하면 차라리 부차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모아이가 사운드에 대해 한 차원 높게 눈을 뜬 싱글이라면 secret은 구성에 대해 한 차원 높게 눈을 뜬 싱글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3번곡은 코마. Coma



전자 기타, 어쿠스틱 기타, 피아노, 엠비언트 신디사이저 스트링, 나레이션, 코러스의 변화무쌍함. 코마의 사운드에 대해서는 대략적으로

이렇게 요약해볼 수 있다. 사운드 자체는 그렇게 혁신적이랄 것은 없다. secret 싱글의 핵심이 구성인 것은 코마도 예외는 아닌 것이다.

피아노 -> 전자 기타 -> 엠비언트 -> 나레이션 -> 어쿠스틱 기타 순으로 오프닝에서 순서대로 터져나온다. 그리고 1절이 이어진다.



후렴 부분은 '높게 올려 쌓은 담' 부분이다. 여기까지는 무난하다. 그런데 중간에 '저 인파속에'가 갑자기 등장하는데 이것은 기존의

곡 구성, 곡 구조에서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부분이다. 굳이 말하자면 브릿지에 해당되는데 1절과 후렴이 끝나고 갑자기 브릿지가

등장하는 곡은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리고 다시 2절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어서 후렴. 그리고 오프닝 때와 마찬가지로 클로징도

온리 사운드만으로 한번 터져주고 나서 엔딩.



오프닝(온리 사운드) -> 1절 -> 후렴(높게 올려 쌓은) -> 브릿지(저 인파 속에) ->

2절 (쥴리엣과 마찬가지로 1절의 절반 길이다.) -> 후렴 -> 클로징(온리 사운드)



언뜻 들으면 가장 평범하고 일반적으로 들리는 코마의 구성이야말로 가장 기존의 형식을 많이 파괴하고 있는 구성인 것이다. 일단 보통

곡이라면 브릿지는 1절 후렴 2절 후렴 다음에 나오는게 정상이다. 브릿지는 3절을 생략하고 후렴을 한번 더 써먹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마에서 브릿지는 1절과 후렴 후에 바로 나온다. 이 브릿지는 특이하게도 1절과 후렴 그리고 그 후의 절반짜리 2절과

후렴을 이어주는 중간 간주곡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저 인파속에' 이 브릿지는 단 한번만 반복없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곡 중간에

서 앞부분과 뒷부분을 대칭으로 만드는 일종의 축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특별한 임팩트를 갖게 되는 것이다.



사운드 면에서 모아이에 쓰였던 엠비언트 스트링 사운드가 록 스타일인 코마에 쓰였다는 것을 지적해볼 수도 있지만 이것은 분명 훌륭한

역할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새롭다고 보긴 힘들다. 이런 식으로 엠비언트를 록 음악에 사용하는 예는 이전에도 많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 질적 측면에서 보자면 서태지의 코마가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있다. 하지만 코마를 듣고 나서 나는 줄리엣과 버뮤다를 리뷰하면서

느낀 어떤 예감을 확신으로 굳히게 되었다. 즉 secret은 모아이 싱글과는 달리 사운드보다 구성에 중점을 둔 싱글이라고 말이다. 물론

아직 버뮤다 리믹스를 리뷰하기 전이기 때문에 완전한 확답을 내릴 수는 없지만 버뮤다 리믹스는 말그대로 리믹스이기 때문에 충분히

예외가 될 수 있다.



4번곡은 버뮤다 리믹스. Bermuda (Triangle) RMX



황홀한 사운드의 항연. 여기에서만은 구조나 구성은 그냥 넘어가고 싶다. 하지만 사운드가 환상적인 느낌을 준다고 해서 그것이 꼭 새롭

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버뮤다 리믹스의 전반부에선 틱탁의 글리치 텍스쳐가 사용되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모아이의 드릴 앤 베이스

텍스쳐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버뮤다 리믹스에서 뭔가 새롭게 도입된 사운드-요소는 없다는 것이다. 버뮤다 리믹스의 화려함은 새로움

이 아닌 사운드들을 버무리는 손맛에 있다.



서태지의 리믹스는 곡의 '구성'을 바꾸지 않는다. 즉 구성을 해체하지 않고 오직 '사운드'만을 변형시키는 것이 서태지의 리믹스의 특징인

것이다. 그리고 그 서태지 식 리믹스의 정점을 찍은 것이 바로 버뮤다 리믹스이다. 여기서 서태지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8집의

사운드-요소들을 총동원하고 있다. 말그대로 종합선물세트인 것이다. (하프랑 리코더는 빠졌지만 그건 소스이지 요소라고 하긴 힘들기

때문에 사운드-요소의 총동원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 모아이의 드릴 앤 베이스, 휴먼 드림의 토이트로닉, 틱탁의 글리치, 이 모두가

버뮤다 리믹스의 사운드-요소로서 동원되고 있다. 그 화려함과 눈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버뮤다 리믹스는 서태지 식 리믹스

의 정점이자 진수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타이틀곡은 줄리엣.



p.s.예전에 썼던 버뮤다 리뷰

http://blog.naver.com/afx1979/90036443724

서태지 버뮤다 트라이앵글 리뷰.

http://blog.naver.com/afx1979/90036482821

버뮤다의 중독성의 비밀을 알아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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