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체] ::프리 리뷰 ::시나위 ::1집 ::2집 ::3집 ::4집 ::5집 ::6집 ::7집 ::8집 ::서태지심포니

리뷰는 이렇게 하는 거다
radio T  2009-08-27 22:28:42, 조회 : 738, 추천 : 143

6집만큼은 태지의 음악에서 가사, 보컬라인을 제끼고 들어야 했다.
하지만 사운드의 볼륨과 트집잡을 구석이 없는 완성도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를 느낄 수 있었던 앨범이었다.
5,6집의 행보는 7집에 대한 어느정도의 암시를 던져주지 않았나 싶다. 사운드와, 멜로디를 잡겠다는.
그래서 5,6집을 합친 것 같다는 이야기들도 설득력없는 것은 아니다.
6집이 처음 나왔을 때, 5집에서 6집사이를 얘기했지만
7집만큼은 5,6집에서 7집사이라고 얘기를 해야할 듯 싶다.
물론 음악자체만 놓고보면 7집에서 보여준 파격이 6집보다는 컸다는 말을 하고 싶다.
솔로이후 최초로 가사, 멜로디, 사운드의 삼위를 같이 놓고 이야기해야 할 앨범이기도 하다.
이모코어의 작위적 도입이라는 일부사람들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순차적으로 필요해보이고, 본인에게도 필요했을 시도로 보인다.
예전과 다르게 앨범 전체를 이모코어로 소화해 낸 것도 아니다.
그 방향성은 한곳으로 집중되어있는 인상을 준다.
좀처럼 느껴지지 않았던 진정성도 몇몇곡에서 느껴진다.




Intro


태지 음악에서 인트로의 의미는 너무나도 중요하다.
태지말대로 음반전체의 성향을 대표해주는 가장 깔쌈한 트랙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어떤 관점에서 태지 음악을 바라봐야할지 구심점 역할을 해주고,
보컬부분의 원테이크가 거의 없을 것을 암시하는 트랙이기도 하다.
각곡 내에서의 통제도 부족해서 음반전체에서의 통제도 있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다.
태지식 이디엄에 따른 팝적이고도 가벼운,
감각적인, 키치적인 짧은 멜로디가 시선을 끈다. 타겟은? ..
시부야케류의 음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느낌이라고 그냥 넘기는 건 무리다.
그리고 그 무드는 노래 곳곳에 자리해 지독하게도 앨범 전체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Heffy end


핀치등등이 자주 써먹는 드라이브 감 넘치는 앞부분으로 시작하며,
디테일이 완벽에 가까운 곡이다. 아니 완벽하다.
지나치게 멜로디가 오르락내리락해서 이리저리 뻗어 집중력을 흐리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후반부에서는 그런 감도 사라진다.
곧 잘 들어 오지 않는 가사를 보고 느낀 것은 가사가 먼저 나오고 곡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섣부른 추측을 불러 일으킨다.
곡 내에서의 각 섹션들을 미리 잡아놓고 가사에 대비해 유기적으로 연결시킨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변화무쌍한 코드진행이 인상적이다. 많이 공들였을 노래.


Victim


역시 heffy end와 함께 태지의 이모코어에 대한 이해도를 단번에 알려주며,
표현방식에 있어서도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감각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기존 그룹들의 경향을 분석에만 그치지 않고 자기 스타일로 옮겨오는 과정에서도,
거의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장르소화면에서 성숙된 모습을 보여주는 트랙이다.
6집의 그것과는 다르다. 차용과는 또 다른 얘기다.
너바나가 픽시스를 끌어오고, 라디오헤드가 오우데커를 끌어오는 류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정 밴드들을 언급하는 것은 무리수가 있을 것 같아 끌어오지 않겠다.
특정 부분을 지적하는 것도 어거지 소리 들을까봐 생략한다.
아무튼 기법의 재해석은 바로 이거다. 라고 선포하듯 내뱉는 트랙이다.
중간쯤에 비트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특유의 깔끔하고 정제된 느낌이 있다.


DB


앨범을 듣기 전에 자켓을 먼저 살펴보고
인터넷을 통해 누구누구가 참여했다는 말을 많이 들었으므로
의식하고 들을 수 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태지의 참여도가 어느정도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트랙을 듣고 BB쪽을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배기 느낌이 나서 뭐라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락이 아니라 아예 그쪽으로 전향해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사실 트랙 자체는 번뜩이는데, 앨범의 통일성을 해치는 브릿지를 굳이 넣은 이유가 궁금하다.
이모코어형식의 브릿지를 넣어도 별탈은 없었을 거라고 보는데.
일렉트로닉 소스가 이후 트랙들을 지배할거라는 전조를 주는 건가.


Livewire


멜로디만 듣는 대중에게 가장 대중적이라면 대중적인 트랙이다.
이 트랙을 정통 이모코어로 보는 것은 무리다.
태지도 이 곡을 중심축으로 앨범을 만들진 않았을 거라고 본다.
따라서 앞의 DB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무리 봐도 감상용이라기보다는 무대공연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감상이 흐려지고 집중력이 깨진다. 사운드의 균형을 잃었다.
개인적으로는 태지가 만든 음악이라고 보기가 힘들다.
비트도, 리프도, 보컬라인도 너무 튄다. 2004년판 내맘이야?


로보트


보컬라인부터 사운드까지, 게다가 도드라지는 가사까지 혼연일체가 되어
조금의 거슬림도 주지 않는 트랙이다.
가사에 대한 얘기는 되도록이면 안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지만
이 앨범은 가사빼면 시체가 될 트랙들이 대부분이다.
서태지식 가사체는 서태지 본인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이 곡은 완숙된 서태지식 강박적 사이키델릭 무드를 빚어내는데 그 효과는 제로에서도 빛을 발한다.


Down


리프위주의 자극적인 트랙들이 이어질 것을 암시한다.
특별히 도드라져 보이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


10월 4일


서태지라는 걸 느끼게 해주는 것은 멜로디의 디테일한 면.
리프의 변화에 있어서는 5,6집의 서태지와 조금 다른 느낌을 준다.
최근 이모코어 신진주류들이 보여준 이모팝적인 감성이 느껴진다.
하지만 그쪽음악의 장점을 뽑아왔다고는 보기 힘들다.
'그냥 어쿠스틱 해볼까?'하고 만들었다고 쳐도 고개끄덕거릴정도.


F.M Business


전반부 트랙들에서 보여지는 태지의 발전적인 면을 설명했지만
이 트랙은 그냥 6집때의 것을 유지하는 정도라고 보여진다.
리프가 깔쌈하게 튀는 구석도 있는데 특기할만한 구석은 없어보인다.


0(zero)+Outro


다른 곡들보다 개인적인 할말이 많은 곡이 될 것 같다.
새삼스럽게 곡을 섬세하게 들추어내야 한이 풀릴 노래다.
진정 리스너들이 느낄 단편적 인상에 통일상을 환기시키지 않고는 직성이 풀리지 않을 노래다.
부유하는 듯한 구석구석의 기타리프, 신디음, 화음.
앞서 말했듯 서태지식 사이키델릭 무드를 슬금슬금 빚어내며
아웃트로로 이어지기 전의 얼마간의 느낌은 그것을 확증해준다.
듣는 이에 따라서 갑자기 터지는 후렴구의 세컨기타가,
축 늘어지는 듯한 기분이 들지도 모른다. 크게 거슬리진 않는다.
정말 계산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잘 짜여진 변주플레이, 비트의 변화무쌍함은 할말을 잃게 만든다.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는 보컬 톤.. 하나가 된다.
중반부터 시작되는 스트링은 톤이 주는 느낌만을 이용하고자 한 듯하다.
이마저 튀어버렸다면 대곡 전체가 과장스럽게 보일 위험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후반부에 다른 파트 못지않게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것도 이의 역할이다.
곡 처음부터 점차적으로 가사에 따라(이 곡은 가사가 매우 중요하다)
의식의 흐름이 고조되는 부분과,
마치 어린애가 주먹 꽉 쥔 주먹 뒤로 제끼듯 그것을 확신해주는 부분(백워드매스킹 부분 이후).
그 뒤엔 자연스럽게 보컬 톤이 변조되며(같아 같아 같아) 사이키델릭의 절정으로 치닫는데,
온 사운드가 혼연일체가 되어 숨막히게 집중하다가, (여기 이후부터가 진짜다)
오케스트라는 급격히 하강하고 기타리프가 터져나오는 부분은 폐부를 찌른다.
물론 가사도 함께다. 사이키델릭의 묘미..
최근의 아방가르드 째즈, 네오사이키델리아 성향의 음악들에서나 간간히 느낄 수 있었던,
현대식으로 재현된 이런 불온한 감성을.. (포스트락이나 슈게이징은 다른 감성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최면 걸듯 스트링만이 다른 소리를 떨쳐내고 상승하다가
(이를 부르는 용어가 있었는데 생각이 안난다)
갑작스럽게 앰비언트로 변환되어지는 부분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만한 몇몇 프록락밴드들이 끌어냈던 방법론으로..
아무나 차용하기도 힘든 기법인데, 태지만의 감각에서 나오는 것인지
아님 편집증처럼 무서운 집중력으로 극단까지 끌고 나간건지..
고통이 느껴진다.
한 밴드는 이 기법을 썼다가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 작업이라는 말까지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는 이토록 엄청난 스케일로 장관을 보는 듯한,
그러나 질적으로도 너무 스케일이 큰 노래는 처음 들어본다.
(사실 감상을 쓰면서도 감성을 버리고 머리로 쫓아 이 노래의 가치,
그 정당함을 제시해내야 하는 게 힘들었다)
내겐 너무 큰 영감이 되었고, 자극이 되었다.



- 서태지의 7집 issue를 듣고나서, 팬의 입장에서 굉장히 슬프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태지의 가능성이 엄청 넓어진 앨범이 아닌가 싶었다.
나아가 한번도 하지 않았던 엄청난 기대를 다음 앨범에 걸고 싶은 마음..
팬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까 주저하고, 또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고집하고 싶은 마음..
.... 이 까페도 더이상 앞으로 쑥쑥 나아가는 태지를,
팬들이 더이상 '같은 자리에서만' 보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에서 만들게 되었다.
계속 같은 자리에서 보고만 있다가는 태지의 음악이 제대로 평가받기 힘들어질거라는 생각때문에..
팬들을 향해 얹혀있다는 태지의 말에서 눈물 흘리게 된 것도.. 서태지 딜레마라는 말도..




  목록보기   답글   추천

이전글[소고] 리뷰 혹은 리뷰어를 위한 시대유감 우쒸
다음글ㄱ나니? -서태지 정의봉

Copyright 2000-2017 Taijiman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