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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나니? -서태지
정의봉  2009-08-27 22:22:22, 조회 : 705, 추천 : 125

서태지의 7집 역시 '음악'이 아니라 '음학'으로만 이해하려는 사람이 많은거 같다. 이번 음반을 메마른 감성으로 둘러싸인 단지 레고 쌓듯이 쌓인 살아있지 않은 음악..장르니 사운드니 편곡이니 감정은 없는 지극히 이성적인 것만으로 이해되는 음학으로 해부(또는 치부)하려는 것을 나는 이해할 수 가 없다. 물론 6집과 관련된 모든 음반 (6집.필더소울싱글,6집리레코딩)을 들을 때만해도 서태지가 사운드와 음원과 구성력에만 신경쓰는 음악을 하는 뮤지션이 아니라 음학을 연구하는 음학학 박사가 되어가는 것처럼 보여서 점점 음악에 대한 실질적인 요소 '감성'을 잃어가는 것 같아 실망했었다.

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꽤나 많은 것을 따지고서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음학'의 발견에만 신경을 쓰고 정작 많은 것을 놓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일종의 버릇으로 자리잡은건진 몰라도 조금씩 이성적으로만 음반을 바라보는 것도 음반시장에서 사람들이 멀어지게된 것에 어느정도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슬프고 기쁘다는 자기에게 전해지는 감정의 상태보다 우선되는 것은 음악 역시 이성적인 이해가 되는 음악만 들으려 한다는 것이다. 상당히 "건방지고 잘난" 버릇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버릇을 심어준 뮤지션들 중 가장 앞장선 뮤지션인 서태지는 우리나라에서 '이성적인 음악'의 시작이었고 그런 음악을 가장 잘 만드는 뮤지션이었다. "하고싶은 음악"이란 모토로 자기체계가 확실한 음악을 만들고 그것과 함께 놀라운 세일즈마인드까지 지닌 완벽한 상품으로써의 가치까지 지녔던 그는 많은 뮤지션을 그렇게 변하게 했고 좀더 상업적으로 체계적인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나오게 되는 것에 일조했다. 서태지는 음악을 우리나라에서 '돈'으로 보게 하는데 일조했고 뮤지션이든 대중들이든 사람들은 그것에 대해 아무런 비판없이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 때의 트렌드와 서태지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뜯어 보기 시작했고 모모경제연구소는 그런 연구로 서태지를 히트상품으로 매기는 결론까지 도출해대는 일을 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서태지가 해낸 일은 상당히 사람들의 속물근성을 부채질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음악을 이성적으로 뜯어보려하는(소통을 방해함)사람들과 돈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많아졌고 지금 음반시장이 이렇게 불황이 된데는 음악을 돈으로 본 뒤 시도된 수많은 상업적 시도들과 대중들의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변한 것으로 생긴 서로간의 불신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90년대 중반 100만장 얘기가 오가는 그땐 적어도 이성적으로만 음악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96년 서태지가 은퇴를 했던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였겠지만 음악으로써 솔직하지 못한 행보를 한다는 것(락을 하고 싶은데 계속 댄스그룹도 락도 아닌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과 그가 이뤘던 상업적인 성공에 상당한 회의를 느끼는 것이 괴로웠을 것이다. 그리고 변질되어버린 대중들의 음악에 대한 가치에 대한 무서움..96년 은퇴는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가요계의 맥을 끊어버리는 중대하고도 대단한 결정이었고 뒤에서야 생각하는 거지만 그의 음악에 대한 대단한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으로 가요사에서도 단지 쇼로만 치부해선 안되는 깊은 의미를 지니는 일이다.


[허나 이후 가요계는 아쉽게도 이미 서태지에 대한 상업적인 해석이 끝난 상태였다..어설프게 해석하니 이 지경까지 왔다.]


은퇴를 하고 난 이후의 그의 행보에서 '돈'이란 것은 분명 좀 더 음악을 위한 돈이다. 그에 의해서 매겨진 값어치가 아닌 이성적인 그들에 의해서 매겨진 값어치의 혜택을 서태지는 음악을 하는데 잘 이용했을 뿐이다. 이걸 그의 가다와 쇼부로 치부하는 행위도 배아파 하는 행위도 이해할 수 없다. 왜 서태지에게 그 따위 힘을 실으려고 하는가? 많은 대중들이 서태지에게 던지는 정말이지 알 수 없는 혐의다.


['대기업'들의 돈을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은 까다롭고도 어려운 일이지만 솔직히 우리나라의 음반산업을 제대로 확장시키기 위해선 대기업의 투자가 필요하다. 백날 음악 만들어봐야 안정된 생활에서 음악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대기업들은 가요계에 투자하는 것을 져버린지 오래다. 어떤 사업보다도 기반이 약하디 약한 산업 그리고 돈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먼저 빠져버린 것이다.(특히 삼성은 90년대 중후반 가요에 대한 꽤나 많은 투자를 했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태지만은 놓치질 않는다. 2002이티피페스티벌엔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의 대자본(30억)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그는 은퇴 후에 자신의 음악에 모든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뭐든 시도를 위한 삶을 살기 시작한다. 준비라는 것과 음악이 가지는 의미를 자기 나름대로 적립해오면서 음악으로써 떳떳한 그를 만들어 갔던 것이다. 5집(다양한 락장르의 시도)과 6집(사운드의 시도)을 거치면서 그가 말하는 '하고 싶은 음악'을 위해 그렇게나 많은 시간을 소비했고 정말 그가 하고싶은 음악 그의 필요에 의해서 하는 음악을 찾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었다. 4집이전엔 아이들과 대중들을 고려하며 만들어야했던 음악이라면 5집이후엔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단지 거기서 끝이다. 음악 외적인 것들에 대해선 그 어떤 혐의를 남기려들지 말자.




개인적인 해석이지만 서태지가 매 앨범마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고 나왔던 것은 좀 더 넓은 시각에서 보면 뮤지션으로써 매너리즘을 경계했던 것과 그의 음악적인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한 노력들로 이해할 수 있다. 쉽게 쉽게 자기 스타일이란 것에 안착하는 뮤지션들이 얼마나 많은가? 또 막무가내로 장르들을 들춘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필요했던 시도들로 보인다. 특히 5집은 4집까지 혼재되고 혼란스럽던 음악행보에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락에 대한 그의 열정을 한껏 담았던 앨범


[이 앨범은 그 동안의 락이란 장르에서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모든 스타일이 혼재되어 있다.그 뿐만 아니라 서태지는 은퇴 후의 시간동안 그에게 필요한 음원을 찾아내고 그가 원하는 색깔의 수많은 음원들을 짧게 짧게 이 앨범에 수록해놓았다. 그 음원들은 6집(탱크의 마지막부분은 5집의 라디오라는 트랙중 한 음원에서 가져온 것이다)과 이번 7집(로보트의 드럼톤은 5집의 히든트랙에서 가져온 것이다)에서 부분적으로 적용되어 서태지만의 독특한 연결성을 보여준다.]


이고 6집은 그가 찾아낸 음원들을 가지고서 핌프록이란 장르를 만들어 보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그에게 어울리는 사운드를 찾아가는 시도를 하고 있다. 핌프록이란 음악은 그의 6집에 있는 '레고'라는 트랙의 제목처럼 '쌓여서 만들어지는 특징'이 다른 음악보다 강한 음악이다. 이런 음악은 쌓여진 음원들이 어떻게 배치되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다르게 들린다는 것을 서태지는 알고 있었고 자기가 가지고 싶은 음원의 톤을 찾아가는 실험을 하기에 딱 좋은 음악이었던 것이다. 서태지는 이런 차이를 6집의 리레코딩이란 음반을 통해서 대중들에게 극명하다는 것을 선보이며 자신이 안 것에서만 그치지 않고 확인시켜주는 배려 또한 잊지 않았다.


[물론 배려라는 해석은 이번 7집 앨범을 듣고 난 다음에서야 가능했던 것이다. 실은 6집리레코딩을 듣고 난 서태지가 감성에서 멀어져갔던 것에 실망했다. 6집 앨범엔 매앨범마다 그가 음악을 하는 원동력이라는 팬들에 대한 곡조차 없다. 그만큼 감성이란 것을 져버리고 실험이란 것에 철저했던 앨범. 근데 '이제와'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조금 안타깝다.]




6집까지의 행보는 철저히 '혼자'였다는 특징이 있다. 그만의 것을 찾기 위해서 혼자 습득하며 부딪히며 터득해온 음악의 순례자가 가졌던 여정속에 그는 서 있었다. 음악이란 것과 자신의 솔직한 관계를 위했던 여정속에 어느 정도 그만의 것이라는 것에 대해 정립된 2004년의 1월 27일. 5집과 6집의 시도들로부터 어느 정도의 결론을 도출한 그는 지금까지 그가 이뤄왔던 모든 것과 '기억'들에 대한 '반격'과도 같은 메세지를 담아 7집을 발매한다.




이성적인 음악이해에 대한 반기(livewire), 상업적으로 변질된 음악에 대한 반기(fm business), 방송규제에 대한 반기(victim), 소극적으로 팬을 대했던 자신에 대한 반기(heffy end), 음악적으로 자신에겐 고통스러웠던 4집이전의 기억(로보트)과 그를 걱정케 했던 그런 고민들을 모두 보내고 싶은 욕망(zero)등의 개인적인 감성으로 모두 그동안 음악생활을 하면서 가져왔던 기억과 회의 그리고 바램등을 스토커나 여성인권문제 같은 소재등을 빌어 중의적으로 펼쳐보이고 있다.




서태지가 반기를 들게한 모든 부패들은 그가 가요계에서 가장 크게 일조했던 것들이지만 그는 은퇴라는 수단으로 결별해 버리고 이번 앨범을 통해 '혼자만의 감성'이라는 말로 숨겼지만 은근히 음악을 대하는 현 가요계와 대중전체에 대한 일침을 놓고 있다.



[물론 그 변질된 것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까지 이번 앨범의 제로라는 트랙을 통해 토로하고 있다.(용서해 줄 용의는?)]



음악이 주는 본래의 의미를 강조하고 그가 이뤄온 것들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큰소리 뻥뻥!!친 앨범이 바로 이번 앨범이란 말이다.



[아마 기존의 뮤지션들이 이런 반격을 했다면 어떻게 받아 들였을까?]




아마 이번 앨범과 같은 음악을 하기 위해 서태지는 그토록 노력해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언제부터 꿈꿔왔을까? 이게 아니다라고 가장 큰 성공을 누리고 있구나라고 생각한 그 순간부터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계획을 실행에 옮겼던 것이다. 꾸준히 그리고 천천히 .. 그토록 많은 준비의 기간을 거쳐 완성된 이번 음반에는 음악적으로도 서태지 그만의 것이라는 "확신"이 깔려있고 그 확신을 바탕으로 서태지는 그동안의 기억들을 앨범내에서 자유롭게 풀어제끼고 있다. 일종의 여유다. 13년이라는 기나긴 여정동안 터득하게 된 진득한 여유. 완벽하게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하면서도 감상에 젖게 한다. 알수없는 혐의를 남기던 그 많은 매스컴과 권력들의 제재뿐만 (결론적으로는 대중들도 포함) 아니라 음악이란 것에 매여있던 그 자신만의 제재 또한 걷어차버렸다. 서태지는 13년동안의 음악여행을 독립기념음반과도 같은 이번 음반을 통해서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그가 발표한 그 어떤 음반들 보다도 가장 "하고 싶은 음악들"을 가지고서 이전과는 다르게 좋은 스텝들과 함께 풀어낸 것도 자신의 음악을 내세울 만한 자신감을 내비추는 것과 함께 그 자신감에서 빚어나올 매너리즘에 대한 경계를 함께 겸한 것으로 그의 신중함을 엿볼 수 있다.



기억으로의 인도를 도맡고 있는 intro를 거쳐 그가 맨 처음 떠올리는 기억은 13년동안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 바로 팬이다. heffy end를 통해 항상 숨어서 음반 작업을 하던 서태지 자신을 스토커에 비유하며 팬에 대한 기억을 통해 느끼는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영원함에 대한 다짐을 노래하고 있다. 13년동안 자기의 것이라고 할만한 음악을 만들어 오는 동안 소홀하게 대했던 팬에 대한 미안함과 지금 이뤄낸 음악적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이곡은 멜로디와 편곡, 그리고 가사에 팬에 대한 서태지의 "밝은 미친 마음"을 솔직하고 스트레이트하게 담고 있다.



태지는 이번 앨범의 4개의 코드로 다양한 감정상태를 표출하는데 성공하고 있는데 이 곡에서는 불안함과 더불어 희망과 환희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서태지는 그런 기억에 졎어 들게 하는 감성의 공감을 도움과 동시에 자신이 만들었던 곡들에 대한 자심감을 보이기 위해 이전에 나왔던 그의 곡들에서 많은 부분 이미테이션을 빌어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heffy end에서는 팬을 향한 고마움을 노래햇던 take5와 팬을 향한 그리움에 대한 노래 take6의 이미지가 서려 있다.



네 입술에 나의 눈물을 흘리게 해달라는 가사는 기억에 대한 자신의 눈물과 같은 노래를 들어달라는, 불러달라는 부탁이고 이런 부탁을 하면서도 지난밤 나의 잘못을 후회하고 있다는 가사를 통해 음악을위해 은퇴를 하면서까지 그렇게 냉정하게 팬들에게서 등돌렸던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얘기를 담고 있다. (i thought it was over. but it's not over같은 가사를 보면 정말 그땐 끝이었다고 생각했나보다)그런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정말 모르니? 그렇다면 차라리 꺼져버리라고 말해달라지만 음악을 위한 여정동안 가장 중요한 이유인 팬의 소중함은 끝까지 지니고 있었고 또 언제까지 지니고서 가고 싶다는 표현으로 추악한 세상에 밀랍의 성을 짓고서 그가 은퇴할 때 했던 말 end가 아닌 and를 이어가겠다는 말을 제목에 내포한 것이다.


정말 제목처럼 아무것도 아닌 트랙 nothing을 거쳐 나오는 victim은 팬과 함께 이뤄냈던 사전심의제도의 철폐를 기억하면서 만든 노래다.

사전심의제도철폐는 서태지가 팬과 함께 일궈낸 가장 큰 의미 있는 일이었고 음악으로써 제도권에 도전하여 승리했던 일이었다. 권력과 제재에 대한 또 다른 희생자(just another victim)인 여성인권문제와 함께 이번에도 말도 안되는 방송규제에 대한 불만을 성토해보겠다는 의지가 담긴 곡으로 여성인권문제와의 중의적인 사용으로 두가지 문제에 대해 더 넓은 시각에서 좀 더 효율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장치된 이 곡은 여전히 자신에겐 '숙제'인 방송규제에 대한 해결책을 똑같은 제도권의 문제인 여성인권문제를 빌어 두가지 문제에 대해 함께 접근하려는 시도로 보인다.(이미 직접적으로 '싸우겠다' 라는 문구를 써가며 이 문제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오래전부터 별러왔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곡은 날카로운 메세지에 비해서 곡의 구성은 너무 산뜻하지만 사전심의제도철폐를 일궈낸 '시대유감'의 시대상을 반영한 날카로운 가사와 재밌고도 엉뚱한 시도들이 이 곡에 투영되어 있다. 인트로에서 드럼과 베이스로 리듬만 표현하다가 4개의 코드가 퍼지는 부분이나 짧게 짧게 주고받으며 불러제끼는 "시퍼런 가위에 처참히 찢겨버린"부분의 재밌는 멜로디가 진행되다가 첫번째 A가 끝나고 난다음 no more murder stop the slauter같은 절규를 삽입하는 부분등을 보면서 재기발랄하고도 변화무쌍한 시대유감를 떠올리게 했다.


DB는 본질적인 음악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얘기하기 전에 나오는 화제전환을 위한 트랙이다. live wire를 도출해 내기 위한 트랙이기도 하다. DB는 Drum&Bass를 의미함과 동시에 DATA BASE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앞의 곡들에선 적용되지 않은 일렉트로닉성향이 livewire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적용될 것을 일러주는 트랙이다.


하드코어적인 기타리프로 시작되는 livewire는 그가 일궈낸 음악에의 자유로운 상상과 발상 그리고 이념이 제대로 묻어있는 곡이다. 이곡의 이미테이션은 음악을 통한 밝은 미친 세상을 외쳤던 울트라매니아와 그 음악을 하게 한 원동력인 팬에 대한 노래 take6에서 차용된 것으로써 곡이 진행되는 동안 본인 스스로 "왜 이렇게 하면 안돼?"라고 계속 물어보며 만들어진 듯 리프나 비트 그리고 멜로디의 계속적인 변화들을 끊임없이 열거하는 변화무쌍한 트랙으로 음악을 대할 때 격식같은 음학들에 대한 변을 늘어놓는 사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시원한 샤워같은 리프들이 쏟아내는 희열은 이 곡의 가장 큰 포인트이고 음악에 대한 갇힌 생각들을 모두 벗어던지고 '함께 즐기자는 감정'을 리프나 편곡을 통해 유감없이 표출하고 있는데 그가 그렇게나 음악에 열정을 쏟을 수 밖에 없었던 가장 근본적인 이유들이기도 하다. 그 많은 여정을 거쳐 음악에 대한 고민을 접고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가 투영된 이 곡은 음악을 할 수 있었던 이유와 맨 첨 음악을 접할때의 설레임을 기억하고 이끌어내려 하고 있다. 여전히 음악을 들으며 뭔가를 생각하고 리프니 편곡이 어쩌고 저쩌고하는 이성적인 판단만 앞선 사람들에게도 아무것도 모르고서 그저 음악이 좋았던 시절이 있었을 것이다. 이 곡을 들으면서 그때의 자신을 찾길 바란것은 아닐까? 4집이후 음악에 솔직한 자신이 그리던 이상향에 가장 가까운 지금을 지난 기억들과 함께 그는 단지 즐기고 싶은 것이다.


이어지는 로보트는 4집활동까지 상업적으로 변질되어 갔던 자신에대한 고통을 담고 있는 트랙이다. 로보트라는 제목은 어린 시절 자신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는 따뜻한 소재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음악을 만드는 로보트가 되어 버린 자신에 대한 안타까움을 대변하는 소재로도 이용하고 있다. 그가 은퇴를 결심하게 된 이유가 되는 심적인 배경이 되는 곡으로 혼탁한 바람에 더이상 자신을 볼 수 없고 내가 누군지도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흘러가던 1996 그때를 기억해내며 쓰여진 곡이다. 서태지의 입장에선 가장 많은 대중들과 떠올려볼 수 있는 기억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이런 삶에 대한 고민과 문제는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의 많은 사람들도 똑같이 가지고 있는 것이고 이번 앨범에서 제로와 함께 서태지 혼자만의 말이 아닌 당신의 생각의 자리도 비워놓은 트랙으로써 소통을 이끌어내는 트랙이다. 이미테이션으로 사용된 곡은 1996년 그에게 주어진 시선들속에 팽배해 있던 알 수 없는 혐의의 참혹함을 그려논 'ㄱ 나니?'와 그 참혹함을 보란듯이 깨뜨리고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렸던 'take1'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드럼톤(로봇을 만들때 망치를 뚝딱거리는 거 같은 느낌)은 5집음반에 수록된 히든트랙에서 이끌어 왔다.


이어지는 Down은 컴퓨터의 다운을 의미하는 것으로 앞의 두곡에서 열심히 사용된 일렉트로닉성향의 끝을 말한다. 일렉트로닉성향보다 강한 리프가 주가 되어 전개되고 전개될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앨범의 다양한 시도중의 하나로 선보이고 있다.


10월 04일은 팬들의 입장에서 보는 서태지에 대한 기억이다. 서태지의 입장에서 팬들을 이해해 본 이 곡은 여우같은 그를 이해해주는 1004같은 팬들의 '순수함'에 대한 동경이 담긴 곡으로 뒤에 이어지는 변질된 뮤직비지니스 세계의 '타락'과 극명한 이미지의 대비를 보여주며 그 속에서 느껴지는 아이러니를 비교체험 극과 극을 보여주듯 선보이고 있다. 순수한 마음에 대한 동경을 그리지만 돌아갈 순 없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간직한 채 변질된 음반산업에 스트레이트하게 욕을 해대고 있다.

(솔직히 욕밖에 안나온다? 뭐 그정도의 이해..)

FM business에서 이미 돌아설 수 없는 강을 건너버린 음반산업계에 일말의 희망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절망하듯 욕을 해대는 부분은 은퇴를 결정하며 냉정하게 돌아섰던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당당함에서 발로된 것이다. 리프와 리듬 그리고 멜로디메이킹에 대한 여유가 한껏 느껴지는 이 곡은 가사에 내재된 감정마저 싣는데 성공하며 6집의 레고같은 음악들처럼 단지 쌓는 것에만 치중하지 않고 4개의 코드로 만들어진 음원들로 살아있는 레고를 만들어 내며 6집의 곡들과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시종일관 비꼬아대는 톤의 래핑과 감정에 충실한 후렴구 속에 곧 있으면 폭발할 듯한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해내고 있으며 그만큼 서태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음반산업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은 이성적인 해결책도 중요하지만 감성적인 욕이 앞선다는 것이다.. 이곡은 자아보다 소유에 눈이 먼 자들을 독소했던 곡 "오렌지"에서 이미테이션을 빌어온 곡으로 좀 더 유연한 그루브와 한층 더 보강된 감정전달에 대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곡이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0 (제로)는 모든 고민에 대한 끝을 바라고서 쓴 곡이다. 깨끗한 희석을 의미하고 있는 곡속에 앞의 노래들에서 그 모든 기억을 꺼내 이야기를 털어놔도 자신도 역시 처음의 그때의 자신과 비교해볼 땐 이미 변해버렸다는 걸 인지하지만 그 변해버린, 빛바랜 마음과 기억 모두 불타버리길, '굿바이' 하길 바라며 엄마의 손등에 키스하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간절함을 담아내고 있다. 삭제와 처음을 의미하는 0은 지금까지의 여정을 정리하고 지금부터가 시작이라는 서태지의 의지가 담겨진 부분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 바램에 대한 마음이 격정으로 치닫을수록 곡의 절정에서 리프와 보컬 그리고 오케스트레이션의 3가지 조화를 꽤한 부분이 그만큼 절박하고 간절한 그의 마음을 표현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오케스트레이션의 차용에 대해선 별 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어떻게 곡에 조화시키느냐에 대한 고민과 오케스트레이션의 톤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을 듯하다. 곡의 의미와 멜로디를 해치지 않게 되도록이면 웅장하지 않은 편곡을 한 것 같고 그러면서도 정확하게 감정선을 유지하며 그려놓은 오케스트레이션 편곡이 돋보인다.


마지막 트랙인 outro에서는 음악을 하며 보내온 그 모든 여정과 기억을 끝내며 음악이라는 너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고백하고 있다. 13년이라는 기억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보면 조금은 초라하게 생각되는 곡이기도 하지만 그 어떤 꾸밈음없이 가장 깨끗하게 선보이는 것은 처음 그때의 자신을 그려논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앨범을 다 들은 후 그리고 몇 수십번에 걸쳐 듣고 또 들은 후 이토록 치밀하게 기억을 음악과 함께 열거할 수 있는 사람이 서태지라는 생각을 해봤고 그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13년이라는 시도를 하는 동안 자신과의 약속과도 같았던 것들을 잊지않고 변질되지 않고 이렇게 잘 펼쳐논 것에 놀라워 하며 들었다. 음학이라는 이성적인 뿌리로 앨범의 통일성을 잡아간 것이 아닌 기억이라는 감성적인 뿌리로 앨범의 통일성을 잡아놓고 조금은 산만하지만 음악적으론 아무 사심 없는 자유로운 방법론으로 33분 33초가 다 할때까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완벽한 구성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 정도의 결과물이라면 그만의 독립기념음반이라고 말해도 좋지 않을까? 뮤직비지니스치하 13년만에 이루고 싶던 이상적인 음반, 그리고 그의 팬과 서태지컴퍼니라는 안정적인 기반.. 장르를 뛰어 넘어 여타 뮤지션들이나 대중들에겐 이상향이고 부러움이 아닐 수 없다. 순수함과 열정으로 일궈논 서태지의 독립기념일!!





이제와서야 음악을 찾기위한 여정동안 돌보지 못했던 자신이 안타깝게 느끼는 ㄱ들을 꺼내어 그 동안의 숱한 여정을 뒤돌아보고 있는 것이 어쩌면 꽤 많이 돌아온 것 같아 서글프기도 하다. 우리나라 현실을 탓해야 하는 걸까? 서태지는 여전히 타협따윈 모른다. 진정한 태지의 話와 자신감이 담긴 이번 앨범에 대해 타협이라니.. 조금 더 자유로워졌을 뿐 그것에 대한 오해로 대중성 운운하고 타협이라고 말하며 나이탓으로 돌리는 건 지금까지 싸워 온 서태지에겐 억울한 결론이다. 그리고 서태지는 변질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꿈꾸던 것을 능동적으로 순차적으로 이뤄낸 것이다.
'음악은 어째야 저째야 해'하고 따지기 전에 음악을 모르던 그때의 나를 ㄱ해보자. 이게 바로 서태지 스타일인 것을 .. 음악이 좋아지기 시작했던 바로 그때로 돌아가 서태지가 풀어온 음악에 즐길 줄 알면 그게 다인 것 같다. 순수함과 열정을 바란다. 그냥 즐기려니 뭔가 아쉬운가봐요? ㄱ하기 싫은 사람들.. 삭막한 사람들.. 그럼 즐~ :)




혹시 너무 자유로워서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닐런지?
경직된 음악듣기로 갇혀버린 자신이 짜증나지 않으시는지?
[서태지는 그대론데 당신들은 참 많이 변했군요. 서태지가 참 많이 안타까워 하겠습니다.]




이번의 시도가 가장 힘든 시도였을거라고 말하고 싶은 봉보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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