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직라이프 1995.2 -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 -
운영자  2009-10-04 23:04:42, 조회 : 684, 추천 : 61





뮤직라이프 1995.2




Ⅰ. Prologue : 공연3일전 연습실 풍경


D데이는 1월 8일 일요일밤, 서태지와 아이들의 4번째 공연 '95다른 하늘이 열리고'가 열리기 꼭 3일전이다
태지들이 자신들의 연습실에서 마지막 연습을 하는 날이기도 했다.
다음날부터는 공연장인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리허설이 시작되기로 되어 있었다.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의 보다 생생한 취재를 위해 ML은 태지내 연습실을 취재하기로 했다.
어차피 정상적(?)인 취재가 불가능할 바에야 아예 기습취재를 단행하기로 했다.
문제의 1월 8일 밤 9시30분 경. 연습실엔 서태지, 이주노, 양현석을 비롯해 댄서들과 매니저
그리고 '크래쉬' 안흥찬과 이색적으로 김종서의 얼굴까지 보였다.
서태지 일행은 예고도 없이 들이닥친 ML 취재진을 보고 무척 놀라면서도 웃는 얼굴로 맞아 주었다.
그리고는 일간지도 주간지도 아닌 월간지 ML이 찾아온것에 안도했다
만에 하나 공연전에 콘서트의 비밀이 새어 나가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연습실에선 의외로 시나위 4집곡 'Farewell to Love'가 흐르고 있었다
(환상속의 그대 중간에 나오는 영어가사 'Farewell to My love, Take away your arrow' 는 원래 이곡에 담긴 가사이다)
김종서, 이주노가 기타를 연주하며 연습실에 열중하고 있었던것. 앗, 뭔가 심상치않다고 느낄때 서태지는
"사실은 종서형이 깜짝 게스트예요. 예고없이 잠깐 나와서 저희와 같이 노래하는거죠.
근데 절대 딴 사람한테 얘기하시면 안돼요" 한다

"전체적인 콘티나 편곡작업 때문에 저는 먼저 밤을 새기 시작했구요, 이곳에서 한꺼번에 모여 연습을 시작한건
1주일전부터예요. 그전엔 각자 안무를 구상하고 개인연습을 했구요. 연습기간동안 매일 3시간밖에 못잤어요.
연습은 보통 밤9시에 시작해서 6시쯤 끝나는데 그 시간 동안은 거의 한순간도 쉬지 않고 연습만 해요
시간이 너무 부족하거든요. 내일부터 이틀간은 펜싱 경기장에서 정식 리허설을 해요.
사실 조명이나 무대, 음향팀은 그저께부터 공연장 리허설에 들어갔으니까 체육관에서 4일간 리허설을 하는 셈이죠
국내 최장기 리허설 기록이라고 할까"
연습기간 동안 특별히 기억나는 일이나 힘들었던 점을 묻자 서태지는 그냥 힘들었다는 거외에는 기억나는 게 전혀 없단다.

다만, "안무를 따라하는 것 보다 현석, 주노형이랑 악기 연습하는 게 더 힘들었어요.
이번 공연때 저희셋이 직접 연주하며 노래하는 게 있거든요
그때 전 기타, 주노형은 베이스, 그리고 현석이형은 드럼을 맡았어요. 저야 워낙 기타를 쳐서 문제가 없는데
현석, 주노형은 초보자들이잖아요. 그나마 주노형은 전에 기타를 쳤으니까 괜찮았는데 문제는 양현석씨였어요
그래도 2,3일만에 마스터를 했어요. 양현석씬 드럼동작을 거의 춤으로 소화하더라구요"
한창 연습중인 관계로 태지들과의 만남은 아쉽지만 짧게 끝내야 했다.
서태지는 '경황이 없어 손님대접을 제대로 못해 미안하다'며 취재진을 배웅했다.



Ⅱ.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 현장스케치


늘 그렇듯 이미 지정좌석이 정해졌음에도 많은 팬들은 공연시작 훨씬전부터 공연장앞에 진을 치고 있다.
아마도 설레임 때문이겠지
공연은 25분 늦게 시작한 첫날을빼곤 대부분 정각(혹은 약간 넘어선 시간)에 시작되었다.
멀티비전의 화면과 강한 비트의 드럼연주가 시작을 알렸다.
중세 수도사 복장을 한 댄서들과 함께 번쩍거리는 분홍, 은빛의 정장을 입은 태지, 주노, 현석이 나타났다.
양군은 선글래스에 반바지, 이주노는 1집때를 연상케하는 우산머리가 이색적이었다.

첫 곡 <널 지우려해>에 이어지는 곡은 '이제는'과 '너에게'를 결합한 묘한 노래. '너에게'의 반주에 노래는 '이제는'이였다.
편곡이 절묘했다. 댄서들의 격렬한 안무의 여세를 몰아 록적으로 편곡한 <수시아>가 짧고 굵게 이어졌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3집활동을 별로 못해 많이 못 만난게 아쉬웠는데 오늘처럼 기쁜 콘서트에서 다시 만나게 됐어요
여러분이 있어서 이런 콘서트도 할 수 있었어요(태지) 저 반바지 입고 나왔어요. 섹시하지 않아요?(양군)
오랜기간 준비했는데요. 혹시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어도 즐겁게 봐주세요(주노)"

지난 공연때처럼 하얗고 긴 가운을 입은 서태지가 솔로곡 '영원'을 불렀다. 그리고, 드럼세트가 무대중앙으로 전진하고
(드러머가 다름 아닌 양현석이였다) 베이스기타를 맨 서태지, 이주노가 양옆에 섰다.
그들이 세션맨들과 함께 직접 연주하고 부르는 노래는 시나위 4집 수록곡 'Farewell to my love'였다.
특별한 감흥이 느껴졌다. 순간, 무대위에서 난데없이 김종서가 나타나 관객들을 더욱 흥분시켰다. 시나위 생각이 났다.
그땐 김종서를 도와 백보컬을 하던 서태지가 지금 김종서와 함께 그때 그 노래를 함께 부르고 있는 것이다.

한차례 폭풍이 지나고 멀티큐브에 개들이 으르렁거리는 화면, 그리고 '내맘이야'로 광란의 시간은 계속됐다.
양현석의 드럼, 이주노의 베이스 솔로(서태지가 치던) 모두 칭찬받을만 했다. 세 남자 모두 록커의 모습이었다.
서태지의 가죽바지, 이주노의 투명한 티셔츠가 튀었다. 멀티비전의 활용도 돋보였다.
절정의 순간에 다음 가사가 한치의 오차도 없이 미리 화면에 보여지는 것이다. 가사는 바로 "밥!"이였다.
노래 말미에는 태지와 주노가, 자신들의 기타를 마구 휘두르고 내던지는 파격적인 무대매너를 보여 관객들의 속을 후련하게 했다.

제2차 태풍까지 끝나고 어두운 무대에 그랜드 피아노가 놓였다. 가창력의 여가수 박선주가 나와 피아노를 치며
'That's What friends are for'를 불렀다.
이때 중절모를 쓰고 분위기 있는 남자로 변신한 양현석이 등장, 박선주와 멋진 화음을 이루었다.
끝부분엔 하모니카 연주까지 들려줘 팬들을 더욱 즐겁게 했다.

그리고 두 부부 등장, 남편은 늦게 들어온 아내를(아내의 외도를) 질책하고 아내 역시 그런 남편에게 당당히 항의한다.
목소리가 높아질 무렵 엄마, 아빠의 싸움에 미쳐버린 어린 아들 태지가 나타난다.
여섯줄 기타를 치며 그는 여자같은 목소리로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웅얼거린다.
주술적인 느낌, 전위적인 느낌이 감돌았다. 기타로 뒤틀린 소리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심벌즈를 마구 두드리기도 했다.
흐느끼며 웃다 울다가...거의 8분 가까이 진행되었다.
멀티비전에 불타는 장면이 나오고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제킬박사와 하이드'가 시작됐다.
하얀 연미복을 입고 나타난 서태지(제킬박사)와 누더기를 걸친 하이드가 대조를 이뤘다.


이제 무대는 이주노 혼자  남았다
"지금은 쉬어가는 페이지예요. 그동안 차안에 있으면서 차밖에서 기다리던 팬들에게 아무말 못해줘 굉장히 착잡했어요.
제 마음이 담긴 곡이니까 잘 들어보세요"
팬들에게 보내는 이주노의 메세지였다. 단순한 멜로디지만 마음이 와닿는 노래였다.
"아마 이 콘서트 끝나면 또 한번 아쉬운 헤어짐이 있을텐데요. 분명 열심히 할거고 좀 더 좋은 음악으로 여러분과 만날겁니다"
태지와 양군의 등장 "아니, 나 처음 들었어요. 주노형이 이렇게 잘하는지 몰랐어요(양군) 곡써놓은거 많죠?(태지) 한30곡 정도 되요.
근데 서태지씨 노래 한곡보다 못한거 같아요(주노) (객석을 향해)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마음까지 멀어진 건 아니죠?(태지)"

관객들과 함께 '아이들의 눈으로'를 불렀다. 암전, 댄서들의 타임, 그리고 멀티화면에 학생들의 여러모습
(공부하는 장면, 혼나는 장면, 시험장면등등)이 나오고 이어 '교실이데아' 마크가 떠올랐다.
그리고 교단앞에 선 태지. '교실이데아'의 가사를 웅변조로 연설하고 '너희는 너희들이 원하는것만 배울 권리가 있는 것이다' 라고 외친다.
그리고 강력한 메틀음, 그룹 크래쉬의 등장. 멀티화면에 '됐어 됐어' 하는 가사가 나왔다. 열광의 무대였다.
이번 공연최대의 하이라이트였다. 태지들, 크래쉬, 댄서들 모두 혼연일체가 되었다.

"이제 딱 한곡밖에 안남았어요. 이곡만 부르면 진짜 이별이예요.
근데 여러분 오랫동안 못본다고 저희 배신하지않을거죠? 다시 나왔을때 모른척하시면 안돼요"

끝곡은 '발해를 꿈꾸며' 서태지는 역시 치마를 두르고 나왔다. 노래 후반부에 갑자기 음악이 행진곡풍으로 바뀌면서
애국가가 흘러나왔고 대형 태극기가 떠올랐다. 무대위의 모든 사람이 국기에 거수경례를 했다. 태극기가 내려가고 태지들도 사라졌다.
앵콜의 함성, 태지들의 응답대신 멀티화면에 '앵콜이라구?' 같은 말이 나와서 웃음 자아냈다.
화면에 따라 서태지ㆍ이주노ㆍ양현석을 3번씩 연호하니 태지들이 다시 무대에 나왔다.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 '난 알아요', '죽음의 늪', '하여가', 'Rock'n' Roll Dance'
그리고 서태지가 작곡한 뽕작 1호 '그대가 없으면 나는 외로워~'까지 쉼없이 이어졌다.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 곡은 역시 '마지막 축제'와 '우리들만의 추억'.

공연은 정말 끝났다. '우리 역시 너희들을 영원토록 사랑할거야'라는 현수막이 펼쳐지는 것을 끝으로.
팬들이 떠나지 않자 마지막으로 꽃다발을 든 태지ㆍ주노ㆍ현석이 나와 아쉬워 하는 관객들을 달래주었다.
비로소 공연이 끝났다. 태지들의 무대는 늘 그랬듯 실망을 주지 않았다.
비록 약간은 작위적이고 매끄럽지 않는 구석도 눈에 띄었지만 전체적으로 성공적인 공연이었다.




Ⅲ. Epilogue : 콘서트 이후 - 빛나는 조역들에게 듣는 뒷얘기



깜짝게스트 김종서

'교실이데아'와 함께 가장 인상적인 무대였던 'Farewell to my love'때 깜짝 게스트로 등장해 예상치 못한 기쁨을 전해주었던
한국 록의 기수 "태지가 게스트를 제안했을 때 제가 불렀던 노래고 태지팬들도 어느 정도 아는 노래라 재미있겠다 싶어 흔쾌히 응했어요.
태지랑 저는 워낙 충격적인 걸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뭔가 터뜨리자고 비밀로 한게 성공한것 같아요.
이번 공연은 여러면에서 여태까지 했던 공연보다 훌륭했어요
첫날은 좀 미흡한 점도 있었는데 갈수록 조명 등 여러가지가 잘 맞물려 돌아갔던 것 같아요.
다 리허설을 많이 한 덕분인데 태지같이 철저하게 리허설하는 가수는 못봤어요.
걔가 워낙 근성이 있고 철저해서...어쨌든 좋은 느낌이었어요"



크래쉬 안흥찬

이번 콘서트의 하이라이트였던 '교실이데아'에서 태지들과 함께 전율의 무대를 펼쳤던 크래쉬의 보컬리스트.
직접듣는 그의 보컬 '왜 바꾸지 않고..'부분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교실이데아' 만은 이례적으로 크래쉬가 편곡에서 연주, 녹음까지 담당했다
12월초 서태지에게 '교실이데아' 편곡의뢰를 받은 그는 12월 중순경 '테크노T.스튜디오'에서 녹음을 마쳤다.
'녹음'이라는 말에 놀라는 분도 계시겠지만 공연장에서의 크래쉬의 멋진 연주는 사실 미리 녹음된것이다.
그러나 보컬만은 진짜 라이브.  그럴수밖에 없었던 것이 공연 중 멀티큐브에 '됐어 됐어..' 하는 가사가 그 부분에 딱 맞게 나왔는데
바로 이 효과를 내기위해 미리 녹음한 것이라고.
만약 라이브로 했다면 시간상으로 약간의 오차가 생겨 컴퓨터에 의해 작동되는 멀티큐브와 딱딱 맞을 수 없었기 때문.
'새로운 걸 추구하려고 했고 패션 등 여러가지가 잘 어필됐으며 특히 멀티비젼을 잘 활용한 것 같다'는 것이 이번 콘서트에 대한 그의 평.



무대감독 조진윤

92년 8월 첫공연부터 태지네와 인연을 맺은 베테랑 엔지니어.
이번 콘서트를 위해 서태지와 8월부터 무려 15회나 제작회의를 가졌을만큼 오랜기간 준비에 매달려왔다.
다른 공연과 달리 공연 5일전 부터 조명, 무대, 음향시설 등이 설치되었는데 공연전날이 1월 10일 오후 5시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다.
조명은 지난 공연에 비해 거의 3,4배 정도 더 투입되었고 세계최고라는 메이어 스피커가 원음 그대로 전달했다.
'MSL-5'라는 기종의 이 스피커 시스템은 아시아권에는 최초로 도입됐다고.
전체적으로 볼때 이번 공연은 여태껏 무대감독을 맡은 것중 가장 만족도가 크단다.



- 콘서트 이후 서태지와의 미니인터뷰 -

ML : 콘서트 이후 연락이 참 안되더라
Taiji(이하 TJ) : 사실 콘서트 끝나자마자 휴가차 스키장엘 갔다왔다.

ML : 공연을 끝낸 소감, 그리고 이번 공연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TJ : 후련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담담하다. 이번 공연은 여태까지 공연에 비해 그래도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첫날은 리허설 할때랑 달리 조명도 잘 맞지 않고 계획대로 못한것도 있고 해서 속상했는데 갈수록 많이 나아진 것 같다.


ML : 말이 나온김에, 첫날 기타솔로부분이 왜 빠졌나?
TJ : 솔직히 제대로 연습을 못했다. 그래서 첫날 공연 끝나고 바로 연습실에 가서 연습을 했다.

ML : 안무에서도 혼자 틀리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띄던데...
TJ : 아니, 그렇게 예리할 수가. 리허설때 나는 주로 전체적인 것을 지켜보는 입장이어서 같이 연습 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Rock'n' Roll Dance' 때도 나땜에 안무가 잘 안됐다.

ML : 이제 진짜 잠적인가?
TJ : 그렇다

ML : 앞으로의 일정은?
TJ : 아무것도 없다. 일본을 간다는것 밖에는. 2월중에 가게 될텐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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