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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타임트래블러 앵콜 9.29.
  (Homepage) 2017-10-09 10:50:32, 조회 : 44, 추천 : 4


스탠딩 D-36번 / 앞바리 오른쪽 사이드

< 프롤로그 >
연휴 직전 금요일 공연이다. 혹시 붐빌지도 모르는 도로, 조퇴를 서두른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이 걸려 올림픽홀에 도착하니 주차도 가까운 곳에 할 수 있다.
친구들이 부탁한 굿즈를 사고 공연장을 구경한다. 친구들이 도착한 후에도 여유는 있다. 사진을 찍고 김밥으로 이른 저녁을 먹으며..
지난 공연이 지난 지 한 달, 우리는 설렌다.

1. 오프닝 밴드: 루피 앤 나폴라
92년에 태어난 힙합 소년들의 신나는 공연.
힙합을 잘 모르지만 그들의 랩은 신난다.
루피에 이어 나폴라, 그리고 함께.
인터넷전쟁은 우리가 모두 아는 곡. 서서히 가열된다.

2. 오프닝
☆ 트랙: 내모든 것 / 줄리엣
아래에서 등장하여 컴온~과 함께 시작하였고, 얼핏 보기에 눈이 부어있고 목소리 상태가 불안해보여 걱정했다. 하지만 시간여행 시작하면서 바로 컨디션이 회복되었다.

3. 시간여행 1
☆ 트랙: 난 알아요 / 이밤이 깊어가지만 / 환상속의 그대 / 하여가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점들이 모여 92년의 벙거지를 쓴 서태지가 되었다. 관객의 함성이 커지고, 정말 시간여행을 하듯 내 가슴도 뛴다.
BTS 대신 V앱에 출현한 댄서들과 함께 시간여행을 시작했다. 한달 만이라 트랙리스트를 모두 알고 있었음에도 순간순간이 설레었다.

4. 멘트
우선 소개부터 할게요. 여러분이 하여가 태평소 소리를 듣고 싶다고 했는데 그 꿈을 실현시켜주신 분입니다. 소리씨. 우리 밴드에 최초로 여자분이에요.
V앱에서 봤죠? 남현재씨입니다. 안돼, 나의 흑역사를 따라하면 안돼. (본인이 직접 하심) 이건 서태지 버전.
이쪽은 이원우씨입니다. 9월 2일에 태평소 불어주신 분은 잠비나이의 이일우씨. 이원우, 이일우 이름이 비슷하지 않아요? 본인이 직접소개해볼래요?
(원우) 네, 사랑하는 사촌입니다.
한 집안에서 댄스 천재, 국악 천재가 모두 나왔어요. 대단하죠? 그러면 두 분은 준비해주시고요. (현재, 원우 퇴장)
음.. 25주년 기념공연은 품격 있는 공연이었어요. 내가 멘트를 자제하고.. 이번에도 그렇게 할까 싶어요.
이번 공연은 93 마지막 축제, 95 다른 하늘이 열리고를 재현하는 공연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사실 공연은 1집 때도 했는데.. 마음에 안 들었어요. 그래서 2집 때부터 이태현 회장님을 만나서 이 자리에도 계세요. 공연을 잘 만들어주셔서 공연의 스탠다드가 됐어요. 그 때 가수와 팬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셔서 김실장님을 만나게 됐고. 그리고 고재형 대표님, 다른 사람은 몰라도 여기 있는 여러분은 알죠? 그런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됐고..
그리고 그때 중학생이었던 여러분.. 점점 크더니 시집도 가고.. 그러더니 애도 낳고.. 내가 산증인이에요.
우리 공연이 타임트래블러 공연인데, 사실 시간여행은 가능해요. 시간은 중력파에 의해 왜곡되고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과거는 그대로 있고 미래도 역시 진행되고 있어요.
하지만 저는 아무런 장치 없이 한 순간에 과거로 돌릴 수 있어요. 진짜에요.
스킴의 피아노 소절 하나면, 여러분이 과거로 갑니다.

5. 시간여행 2
☆ 트랙: 너에게 / 영원 / 교실이데아
분명히 2일에 보았고 공연의 흐름을 모두 아는데도, 그래서 ‘너에게’에서 93년의 그를 볼 수 있는 것을 다 아는데도 눈앞에 나타난 빨간 재킷의 서태지는 나를 놀라게 한다. 가슴이 철렁한다. 눈물이 난다.
‘너에게’의 마지막 ‘네 순수한 마음 변하지 않길 바~’, ‘안변해, 안변해~’
서태지는 유난히도 길게 끈다. 더 오래 듣고 싶다는 듯 잠시 무릎을 꿇는다. 긴 ‘안변해’ 후, ‘~래’
바로 영원이 이어진다. 이번엔 하얀 블라우스를 입은 서태지. ‘내가 멀리 있다 느껴져도~’
영원의 마지막, 발레리나가 등장하고 발레리나와 태지는 서로 닿을 듯 말 듯 연기를 한다.
그리고, 발레리나가 아직 퇴장하기 전에 교실이데아 깃발을 든 댄서들이 등장한다.
마지막까지 연기를 마친 발레리나가 퇴장하고 교실이데아 깃발 군단이 모두 자리를 잡은 후, 바로 교실이데아 연설 시작.
오그라드는 연설이지만 멋있다. 95년 그때 공연을 비디오로 볼 때와 같은 착각이 든다.
‘됐어, 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 족해, 족해, 내사투리로 내가 늘어놀래(?)’
한 목소리로 모두가 그때처럼.

6. 멘트
깃발 어디서 났어요? 93년, 아니 94년에서 가져온 거야?
안 물어봤지만 이 옷은 새로 만든 거예요. 옷 좀 벗고~
3집은 여러 일이 있었어요. 재미있는 일이 많았는데, 그 중 제일 큰 건 악마 파동..
그 때 씨디 깨서 보낸 팬들도 있었어요.
테이프 거꾸로 돌려본 사람 손 들어봐? 와 많네~ 여러분 덕분에 앨범 많이 팔았어요.
사실 그거 다 내 상술이었어요. 10집 땐 테이프에 어떻게 해야 잘 팔리지? 아, 이제 테이프가 없구나.
이제 시간 여행, 95년도로 가 볼까요?

7. 시간여행 3
☆ 트랙: 컴백홈
신문지가 찢어지며 그들이 하나씩 드러나던 티저. 10월, 4집이 발매되던 그 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은색 점퍼를 입은 서태지, 지금도 아이돌처럼 반짝이며 그 때와 같은 목소리로 랩을 한다. ‘나 내 삶의 끝을 본 적이 있어’

8. 멘트
(필승 영상 마지막에 ‘아무도 모르게~’를 부르고 있던 팬들)
아, 따라 부르고 있었어? 근데 여러분 그거 아니었어요. 아까 못 봤어요?
이거 95년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 갤러리아......... 앞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했었는데요.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 손들어봐요? 우와~ 너네 살아 있었구나.
내가 25주년 공연 때 원키로 불렀는데, 사실 그거 엄청 쉬운 거거든요.
여러분이 원키로 제대로 하면 나도 원키로 하고, 여러분이 제대로 못하면 여러분이 떨어지는만큼 나도 떨어질 거에요.
잘할 수 있어요?
(‘아무도 모르게 내 속에서~’ 끝까지 돌고래 목소리로 함)
기타 주세요. 그때로 돌아가서 우리 모두 회춘합시다.

9. 시간여행 4
☆ 트랙: 필승
기타를 치며 원키로 필승을 부른 후, 모두 끝난 후 A구역 앞바리 팬에게 피크를 던져주었다.
무대와 바리 사이에 떨어지자, ‘이거 주워서 주세요.’

10. 멘트
4집 활동은 정말 재미있고 화려하게 했어요. 맞죠?
1,2,3집은 모두 콘서트를 했는데 4집은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안했어요.
전에 굿바이 불러서 많이들 슬프다고 그러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이제는 이 노래를 여러분에게 들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불렀고
이제 여러분도 그 때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감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때 미안했던 마음을 노래로 만들었지만 그 동안은 못 불렀지만 이제 불러드립니다.

11. 시간여행 5
☆ 트랙: 굿바이 / Take1 / Take2 / 울트라맨이야 / 탱크
굿바이는 정말 적응이 안 된다.
이젠 편히 들어줬으면 좋겠다며 달래듯 해준 태지의 멘트가 오히려 더해져 눈물이 난다.
눈물을 계속 흘리며 하지만 이번엔 최대한 정신을 차리고 듣는다. 굿바이를 라이브로..
굿바이가 끝난 후, 무대에 막이 생겼다.
2일에는 정확히 몰랐는데 작은 올림픽홀에서는 그의 움직임이 잘 보인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그가 걸어온다. 기타를 보고 띵땅띵땅 쳐보다가 Maya가 흐르고..
중앙 무대로 올라가 Take1 시작.
굿바이에서 5집, 6집으로 이어지는 이 부분은 때마다 극적이고 가슴이 철렁한다.
우리가 보지 못했던 그 시간들, 하지만 그 시간들을 우리에게 조금씩 말해주고 있는 그.
Take1이 시작되는 부분과 울트라맨이야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은 언제나 전율이다.
2000년 9월 컴백하던 그의 카리스마가 떠오른다.
Take2에서는 그 막 안에서도 태지는 ‘호이’, ‘호이’하며 뛰어다닌다. 와중에 참 귀엽다. 이런걸 요즘엔 잔망스럽다고 표현하더라.
울트라맨이야 때는 막이 열렸다가 다시 카리스마의 탱크에서 막이 닫혔다.

12. 멘트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죠? (B구역, A구역, C,D구역 2층, 3층을 모두 친히 정리)
(특히 A구역, B구역은 앞바리 분들에게) 여러분이 갈라져야 완성이 되는 거야
(D구역에서 봤을 때 B구역 앞바리부터 뒷바리까지 모두 열리는 말 그대로 “월오데”가 형성되었다. 엄지척!)

13. 시간여행 6
☆ 트랙: 오렌지
나는 앞바리를 잡고 있어서 슬램은 하지 못했다.
함께 앞바리를 잡은 친구들이랑 셋이 몸을 부딪치며 슬램했다.

14. 멘트
게스트 락이 나와 있다는 건 무슨 뜻이죠? 가공할만한 트윈 기타.
오늘 나와 여러분이 가장 젊은 날이에요. 다들 신나게 놀아봅시다.

15. 시간여행 7
☆ 트랙: 인터넷전쟁
계속해서 이어지는 점프, 이제 그만 해볼까, 하는데 그가 말한다. “더 높이!”
그가 계속하라는데 멈출 수가 없다. 쩜! 쩜! 쩜! 다음 공연을 위해서 정말 열심히 운동해야 한다.

16. 멘트
와, 여러분 클럽공연 같네요. 잠실의 10분의 1 클럽공연!
무릎 나갈 나이에요. 조심해야 돼.
인터넷 전쟁은 6집, 2000년이죠? 그 때 여러분 매우 전투적이었어요.
생각나는 거... 일단 옛날에 공윤심의를 철폐했죠. 그리고 한밤의 땡땡땡땡에도 항의하고, 저작권지킴이, 순위 프로그램 폐지..... 무슨 운동권이야? 무서워~
그렇게 치열했던 여러분들의 힘을 얻어 내가 다음 소리를 찾아 떠났죠.
그리고 일곱 번째 소리를 가지고 왔죠. 2004년으로 갑니다.

17. 시간여행 8
☆ 트랙: 로보트 / Zero, Outro / Tik Tak / Coma / 소격동
9월 2일보다는 나은 듯하지만 7집 곡에서는 약간 보컬이 작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런데 거꾸로 생각하면 악기 사운드 출력이 큰 것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7집 연출이 그런 것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운드, 보컬이 동등한 서태지 음악.
제로에 이어지는 아우트로.. 그는 어떤 생각으로 이 곡들을 만들었을까. 그때 그의 마음은 어떤 거였을까.
‘넌 나의 마음에 이제 내 눈가에 네가 살아가네 나의 차가운 마음
(팬들에게 마이크) 나는 네 곁에서 내가 얹혀있네 (태지) 난 너를 향해 노래하네’
사실 태지는 언제나 우리에게 고백해왔다. 본인은 언제나 우리를 위해 음악을 만들어왔다고.
앵콜 공연에서는 심포니를 어떻게 할지 궁금했었는데, 역시나 심포니는 작은 공연장에 어울리지 않았다.
박정희 전대통령부터 박근혜 전대통령 하야까지 이어지는 영상 후, 틱탁과 그리고 코마가 이어졌다.
2일 트랙리스트에 없었던 곡이라 코마 전주가 이어질 때 헉~ 했다.
오랜만에 듣는 코마. 코마는 내가 부조리한 사회에 갑갑함을 느낄 때면 위로삼아 듣던 곡이다. 그래서 코마는 마음이 저린다.
예상과 다르게 코마가 진행된 후 암전이 되자 주변에서 웅성댔다. ‘사고인가?’
심포니 모아이 대신 코마를 리스트에 넣었다고 생각한 나는 확신했다. 다음 곡은 소격동이다.
소격동 전용 악기가 등장하고 원장님이 나와서 소리와 빛을 연결했다.
파란빛, 붉은 빛, 그리고 맑은 소리.. 그리고.. 사이렌.. 소격동이 시작되었다.

18. 멘트
소격동은 들을 때마다 울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제 마지막 곡인데요. (에이~) 아니, 마지막곡이니까 아쉬워해야죠.
9집은 처음에 나왔을 때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죠. 숲파는 처음에 빡센 곡이라고 생각했다가..
크리스말로윈은 우리에게 최신곡입니다. 시원한 가을밤의 크리스말로윈~

19. 시간여행 9
☆ 트랙: 크리스말로윈 + 시간여행 마지막
크리스말로윈 마지막은 심포니 버전으로 마무리했다.
‘밤새 고민한 새롭게 만든 정책 어때 겁도 주고 선물도 줄게 온정을 원한 세상에’ 부분이 뮤지컬 형식처럼 뻗어나온다.
마지막 ‘긴장해 다들’과 함께 엘리가 등장했다.
시간여행 마지막을 알리는 멘트(‘내가 말했잖아 너를 데려간다고’의 영어버전이더라)를 한 후..
엘리가 말한다.
‘시간여행 어떠셨나요? 우리 많이 컸지요,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저도 많이 컸지요?
저도 얼른 자라서 서태지매니아가 되고 싶어요. 언니, 오빠들이 앵콜을 외치면 태지삼촌이 설레면서 기다리고 있을 거에요.’
아, 서태지.. 이건 팬들의 연령대에 맞는 최상의 앵콜 독려였다고 본다.
딸, 아들바보들과 조카바보들이 된 연령대의 팬들에게.. 엘리 정말 심장을 폭격했다.

20. 앵콜 1
☆ 트랙: 시대유감 / 1996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1995년 10월 5일 우리는 소리를 잃었었지’로 시작하는 영상.
1996년에 다시 생명을 얻은 시대유감.
2017년의 시대유감에서 그는 말한다. ‘모두가 은근히 바라고 있는 그런 날이’ ‘온 것 같냐?’고..
시대유감이 필요 없을 그 날이 오긴 할까.
하지만 우리는 계속 노력해야겠지. 사람은 변하지 않기 위해, 지키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하니까.
그리고 1996~의 전주가 이어진다. 아, 예상치 못한 트랙엔 늘 놀람의 기쁨이 있다.

21. 멘트
드디어 앵콜의 앵콜이 시작됐어요. 다음 곡을 모두 알겠지만 다음 곡을 위해 잠시 대화해볼까요.
25주년 공연을 위해 멤버들이 많이 고생했어요. 예전 곡들을 악기로 연주하기 위해 두달 반을 고생했는데..
특히 스킴은 환상속의 그대 처음에 포기하려고 했는데, 열심히 해서 이렇게 해냈죠.
우리 멤버들 인사 좀 해볼까요. 오늘은 준형씨부터. 준형씨가 전에 10주년 멘트를 해서 좋았는데..
(준형) 내년 10주년 보컬로 서태지씨를 섭외한다고 했는데.. 섭외비를 봐서요..
저는 태평소를 분 적 없고요. 지휘를 한 적도 없고요. 아.. 그리고 BTS를 길러낸 적도 없습니다. 방시혁씨가 아닙니다.
(태지) 아 그 표정 좀 지어 봐요. 그때 그 사진은 비슷하게 나왔어요.
(스킴) 안녕하세요, 닥스킴입니다. 저는 청국장을 좋아하고요, 추어탕도 좋아하고.. 또 뭐 있지... 아.. 김치찌개 좋아합니다.
(태지) 뭔가 이상하지만 길게 했어요. 교포라서 우리말이 어색해서 우리가 많이 놀렸어요. 진짜 한국의 구수한 음식 좋아하고.. 우리가 그렇게 놀렸나, 그렇지는 않고 탑이 가끔 쌍욕 해주죠. 현진씨는 감기가 걸려서 목소리가 안 나와요.
[울지마]
(태지) 준형씨, 뭐래요? (준형) 쫄지마 (태지) 울지 말라네요.
(현진) 안녕하세요. 드럼치는 최현진입니다.
[에이~] (태지) 너무 짧다는데?
(현진) 안녕하세요. 기타치는 최현진입니다.
(탑) [욕해줘] 욕은 여기 우리 어머니 와계셔서 안돼요.
(태지) 우리가 다시 만나서 탑이 처음에 욕을 안 해줘서 뭔가 많이 어색한 거에요. 그런데 차츰 지나니까.. 분위기가 좋아졌죠.
(탑) 이번에 활동기간이 짧아서 많이 아쉬웠어요.
(태지) 25주년 공연 끝나고 다들 아쉬웠는지 안하던 SNS도 하고 그러더라고요. 자 다음 곡은..
[보컬, 보컬]
(태지) 안녕하세요, 저는 보컬을 맡고 있는 서태지입니다. 자, 아이돌만 한다는~ (브이찡을 시전: 손가락으로 브이로 만들어 뺨에 대고 눈을 찡긋함)
[한 번 더]
(태지) 아, 이쯤 되면 김실장님이 한말씀 하시겠죠. 여러분, 서태지씨 그렇게 쉬운 남자 아닙니다. 다음 곡 10월 4일, 일명~ [천사]

22. 앵콜 2
☆ 트랙: 10월 4일
처음에 준형씨한테 ‘노래 할 수 있어요?’하면서 옆에서 살짝 마이크를 대주면서 노래했다.
중간에 ‘오늘은 쓰담 안 할 거야’라고 말하더니 노래 끝에 ‘오늘도 쓰담을 원해요? 쓰담~’하면서 밀당을 보여주셨다.

23. 멘트
감사합니다. 25주년 공연 잘 온거에요. 왜냐면 내가 앞으로 30주년, 35주년 공연을 해도 춤은 안 출거니까.
25주년 공연 만들어 준 모든 분들게 감사하고. 30주년에 다시 만날 수 있길.
[10집, 10집]
물론 그 전에 뭔가 있겠지만.
아침의 눈 가사에 그런 게 있죠, 그렇다고 지금 아침의 눈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내일도 만나게 될까요’(직접 부름) 음.. 8집을 만들면서 많이 두려웠어요.
혹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생활 때문이 아니고, 창작을 계속할 수 있을까 두려웠어요.
8집 이후 많은 시련을 겪고 9집을 만들면서 여러분 생각을 많이 했고
비록의 가사처럼 여러분을 만나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음 10집도 준비가 되면 여러분에게 뚜벅뚜벅 걸어올 테니 환하게 맞이해줘요.
마지막 곡 ‘비록’ 보내드립니다.

24. 앵콜 3
☆ 트랙: 비록
이 날 공연은 2일과 다른 트랙리스트를 처음 듣는 날이라 심장 어택이 컸다.
비록은 워낙도 마음이 아픈데, 앞 멘트와 이어져서 더 마음이 침잠했다.
8집 만들면서 힘들었단 얘기는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은데, 저 말을 직접 들으니 마음이 이상했다.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과 그런 얘기를 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때마다 늘 불안할 거 같다고..
그런데 이제는 그 불안한 마음마저도 다 품을 수 있는 내공이 충분히 생긴 것 같다, 태지가.

25. 멘트
감사합니다.
(스킴) 형, 섭섭해요. 비락도 좋지만
(태지)비락이 아니고.. 스킴이 한 곡 더 하자는데요?
근데 하기 전에 테스트에 통과해야 해요.
내가 안되는 영어로 열심히 써서 만들었는데, 콘서트에서 못 따라하는 거야.
아. 25주년에서 여러분도 재현한 거야?
랩연습을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진짜 잘할 수 있어요.
그럼 해볼까? Devastating Taiji~ [1절 영어랩]
오~ 3절을 해볼까요? T is for a talent ~ [3절 영어랩]
준비가 된 거 같아요. 이제 한 번 해봐요.

26. 앵콜 4
☆ 트랙: 우리들만의 추억
재미있는 게 나는 속았다. ‘비록’이 진짜 마지막 곡이라는 생각에 ‘우리들만의 추억’ 슬로건 만들어준 팬은 어쩌나 걱정을 했다.
이번 공연에서 ‘우리들만의 추억’은 빠질 수가 없는 곡인데, 순간적으로 그랬다.
가장 웃겼던 건 영상 자막에 3절 가사가 한글로 나왔다.
특히 비진자씨는 양 옆에 하트까지 달렸다. 이렇게 ♥비진자씨♥
태지의 개그감과 우리와의 친밀감이 엄청난 두께로 쌓인 것 같았다.
T.A.I.J.I and 이번에는 버팔로가 따라왔다.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 크큭
‘우리들만의 추억’ 단체 댄스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우리는 바리를 잡고 춤을 추며 놀았다.
댄서별 춤을 추는 무대에선 이제 제법 나이가 든 팀장급 댄서들의 개인기가 펼쳐졌다.
어쩌면 그들에게도 특별할 빛나는 순간이 아닐까..
태지는 여기 다들 잘 춰서 잘 못할 것 같은데 하면서 살짜쿵 보여줬다.
그리고, 브이찡을 다시 한 번~ :)
안녕, 안녕!
공연이 끝난 건 정확히 11시, 8시에 시작한 후 정확히 3시간만이었다.

27. 뒷풀이
‘매니아 여러분 아쉽죠? 우리끼리 뒷풀이. 선곡은 단 3곡’
그렇게 뒷풀이가 시작됐다.
선곡은 버뮤다 트라이앵글, 숲속의 파이터, 그리고 Take5.
역시 매냐들은 잘 논다. 축제의 마무리는 그렇게 신이 났다.
우리는 늦은 시각이었지만 혹시나 태지가 나올까 꼼짝을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금요일엔 차를 가지고 가서 뒷풀이까지 신나게 즐길 수 있었다.

< 에필로그 >
내려오는 길, 우리는 온 힘을 다해서 복습을 했다.
8집 뫼비우스 전국 투어 때 그랬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복습했고, 열정적인 목소리를 유지하며 멘트 하나, 동작 하나를 곱씹었다.
첫곡부터 끝곡까지 어느 순간에 이 멘트를 했는지 쥐어짜듯 생각해내며 안타까워했다.
우리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다며 탄식했다.
그땐 그렇게 복습하고 또 곱씹고 그리고 장문의 후기를 썼다.
그래서 뫼비우스 투어 때 있었던 일은 아직도 생생하고 기억이 난다.

사실 늦은 후기를 굳이 쓰려고 덤빈 이유가 있다.
나는 연휴 기간 내내 쭉 시간여행 중이었다. 때마침 다락방 정리를 했고 유물은 캐도캐도 또 나왔다.
95년, 96년.. 내가 공윤위원회에 썼던 편지 복사본과 은퇴 후 태지에게 썼던 부치지 못한 편지까지 발견했다.
그리고 태지매니아 사이트를 2000년부터 뒤지며 내 기록을 마주했다.
지금은 잘 기억도 나지 않는 일들이 기록에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물론 오그라들기도 하고 부끄러운 기록들이지만, 덕분에 불완전한 기억이 조각을 맞추기도 했다.
아쉬운 게 있었다. 웜홀이 신학기에 있어서 후기를 안 썼고, 9집 콰이어트 나이트 공연 후기는 조각조각 감상 위주로만 써놨다.
그래서 지금도 불완전한 기억이지만 연휴가 끝나기 전에 써본다.
그의 말처럼 25주년 공연 역시 나중엔 ‘이런 공연이 있었지’라는 추억이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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