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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랜친구..
  (Homepage) 2017-10-03 23:20:44, 조회 : 63, 추천 : 4

멘트1>

아침의 눈 가사에 그런 게 있죠, 그렇다고 지금 아침의 눈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내일도 만나게 될까요’(직접 부름) 음.. 8집을 만들면서 많이 두려웠어요.
혹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사생활 때문이 아니고, 창작을 계속할 수 있을까 두려웠어요.
8집 이후 많은 시련을 겪고 9집을 만들면서 여러분 생각을 많이 했고
비록의 가사처럼 여러분을 만나면 괜찮다는 생각을 했어요.
다음 10집도 준비가 되면 여러분에게 뚜벅뚜벅 걸어올테니 환하게 맞이해줘요.
- 9.29.

이번 공연이 끝나면 또 당분간 볼 수 없을텐데..
내일도 만나게 될까요. 8집 만들 때 힘들었다는 건 어제 들어서 많이들 알고 있을텐데
사실 음반을 만들 때보다 음반을 다 만들고 여러분에게 오기 전에
그때가 되면 ‘괜찮아 이제 너를 만나러 갈테니까’처럼 정말 괜찮아져요.
나도 빨리 다음 음반이 준비되길 바라고 있고 그때 다시 여러분에게 뚜벅뚜벅 걸어올게요.
- 9.30.


멘트2>

4집 활동은 정말 재미있고 화려하게 했어요. 맞죠?
1,2,3집은 모두 콘서트를 했는데 4집은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서 안했어요.
전에 굿바이 불러서 많이들 슬프다고 그랬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이제는 이 노래를 여러분에게 들려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불렀고
이제 여러분도 그 때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서 감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 때 미안했던 마음을 노래로 만들었지만 그 동안은 못 불렀지만 이제 불러드립니다.
- 9.29.

4집 활동은 정말 다양하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4집을 내면서 일부러 화려하게 활동을 했어요.
알고 있겠지만 그때 마지막 앨범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갑자기 분위기가 우울해지는데.. 음.. 굿바이를 이번에 했잖아요..
사실 그 때 굿바이를 연희동 지하실에서 녹음할 때도 녹음이 잘 안돼서 겨우겨우 녹음해서 음반을 냈고..
이번에 25주년 공연을 하면서 빠질 수 없는 곡이기 때문에 넣으면서..
연습하는데 처음엔 잘 안됐어요. 그 트라우마가.. 여러분이나 나나 같은 거에요.
그래서 전주만 나와도 끄고 그랬는데..
연습하면서 조금씩 나아졌어요. 이제 노래를 부를 수 있겠더라고요.
음.. 그 때를 생각하면 나도 참 아픈 기억인데..
헬기를 타고 가는데.. 이 얘기 아마 내가 했을지도 몰라요. 나한테 너무 강렬한 기억이라.. 나만 겪은 거긴 하지만..
헬기를 타고 가는데 정말 모든게 멈춰 있는 것 같았어요.
내려다봤을 때 집이랑 아파트.. 이런게 보이잖아요..
그때는 내가 인기가 정말 많았기 때문에 한 집 건너 한 집은 내 팬이 살고 있었을 거야, 아마..
그래서 한 집 한 집에 대고 ‘안녕’, ‘안녕’ 인사를 했어요..
그런 아픈 기억을.. 이제는 모두 깰 시간이 된 것 같아요.
이제 어디 안가니까, 그죠?
그때 미안한 마음을 노래로 만들었지만 한 번도 부를 수 없었던 이 노래로 마음을 전합니다.
- 9.30.


멘트3>

93 마지막축제 이 공연은 제가 참 좋아하는 공연이에요.
20년 전의 테이프를 제가 다 가지고 있었는데.. 20년 동안 이사 갈 때마다 챙겨가지고 다녔어요. 언제 쓰일지 몰라서..
20주년 때 우리 여기 있어요 DVD로 재편집했잖아요.
그때 다락방에서 30개의 테이프를 꺼냈는데 곰팡이가 살짝 슬어있었어요.
비디오테이프가 10년쯤 지나면 에러가 나기 마련인데, 그때 단 한 개도 에러가 없었어요. 그것도 기적이죠.
그래서 내가 한땀 한땀 편집을 했죠.
여러분 찍었던 거, 스케치한 거.. 그런거 다시 보는데..
여러분들 머리가... 다 똑같아.. 쌍둥이야?
그 때 김실장님 어린... 음.... 그러니까 20대 모습도 보이고..
그래서 제가 김실장님 보여주며 놀리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자니브로스에서 한 컷 한 컷 보정해서 만들었어요.
- 9.30.



이번 타임트래블러 앵콜 공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멘트를 골라 적어봤습니다.
나중에 기억이 휘발되더라도 이것만큼은 정리해둬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30일에 본인을 소개하는데 태지가 그렇게 말하더군요.
“저는 서태지 밴드에서 보컬과 브이찡을 맡고 있는 정현철입니다.”
전에 본인을 정현철이라고 소개한 적이 있었던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옛날에 서태지는 서태지와 정현철을 분리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서태지가 정현철이고, 정현철이 서태지이구나 싶은 마음이 들더군요.

태지의 변화는 조금씩 있어 왔을텐데, 우리가 자주 보지 못하다보니..
본인의 마음의 이야기를 조금씩 차분하게 꺼내는 그의 모습에 한편으로 놀라고 한편으로 고맙습니다.


29일엔 ‘아침의 눈’을 언급하며 8집 때 음악을 만들며 정말 많이 힘들었고 이 창작을 계속해서 할 수 있을까 두려웠다고 고백한 것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태지는 음반을 만들 때마다 그렇겠죠.
어쩌면 태지는 최고의 자리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겠죠.
그런데 태지는 그 모든 불안마저도 음악으로 말해왔죠.
그리고 이제는 자신만의 스텝으로 자신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해요.
늘 ‘너를 향해 노래하는’ 태지는 그 ‘너’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올 테니 기다려달라고 담담하게 말합니다.
태지는 또 어떤 이야기를 전해올까요.
이젠 정말 ‘나의 영웅’이 아닌 ‘나의 오랜 친구’로 그의 앞날이 기대됩니다.


30일엔 ‘안녕, 안녕’ 저 말에 이젠 ‘굿바이’에 울지 않겠다는 나의 다짐이 무너졌습니다.
서태지가 헬기를 타고 떠나던 그 겨울날..
단 한 번도 다시 돌려보지 않아도 그 날의 기억이 너무도 우리에게 강렬한 것처럼..
그 날의 기억은 태지에게 너무도 강렬했었군요.
모든 것이 정지된 것처럼 그에게 남아 있는 기억,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인데 서태지의 입장에선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헬기 아래로 펼쳐진 그 집들과 아파트들.. 그리고 그 안에서 한 집 한 집을 향해 ‘안녕’, ‘안녕’ 인사하는 태지의 모습..
마치 본 것처럼 눈앞에 펼쳐져서 눈물이 계속 흘렀어요.
이십대 초반에 대한민국을 흔들고 떠나던 그도 겨우 이십대 중반이었죠.
순수했던 소년, 소녀들과 그리고 참 많은 것을 짊어졌던 청년 아티스트가..
한 자리에 모여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또 울며... 또 다시 미래를 약속하고 있었어요.
더 나이가 들어도 그 옛날 일이 아무렇지도 않아지진 않겠지만,
미래의 약속을 향해 달려가는 데 또 다른 시련이 닥칠 수도 있지만..
이제는 뚜벅뚜벅 걸어올 그에게 차분하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우리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단발머리 쌍둥이들의 마음 하나하나를 헤아릴 줄 아는 서태지..
오랜 친구들을 위해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할 줄 아는 서태지..
오랜 나의 친구 서태지,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면서 앞으로도 함께 좋은 추억 만들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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