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서태지 콘서트가 방영되어야 하는 이유

 3. 서태지 콘서트는 우리나라 록공연 사상 최고로 연출된 무대입니다.
     
다음의 측면에서 서태지씨 콘서트의 중요한 의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1) 완벽한 록사운드와 무대연출을 위해 24억원 투자한 공연

서태지씨 공연은 록음악을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음향과 조명 등 무대장치에 과감한 투자를 했던 공연입니다. 서태지씨가 공연에 투자한 금액은 무려 24억원이고, 2월 3일 앵콜공연에서는 15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합니다.(동아닷컴 1월 28일자 기사 참조) 서태지씨는 과거 사전녹화에서도 매회 1억원을 투자해 완벽한 무대를 연출했고, 록 사운드를 제대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덕분에 서태지씨 팬들은 사전녹화에서부터 양질의 록음악 라이브무대를 접하게 되었고, 서태지씨 공연을 통해 우리나라에서도 록의 본고장인 미국과 같은 록사운드와 무대연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양질의 무대를 접한 서태지씨팬들은 그동안 여섯 차례 진행되었던 사전녹화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는 서태지씨 콘서트를 보고싶어하는 욕구가 점점 강해졌습니다. 그래서 지난 12월 31일 공연은 예매 1분만에 티켓이 매진되고, 서울 포함 전국 투어공연까지 10회 공연의 티켓이 모두 매진되는 등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반면 3~4억의 적자가 난 공연이었습니다. 그만큼 록사운드와 무대연출에 과감한 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서태지 콘서트는 10회 공연에 6만여명이 입장해 단일 가수 콘서트 사상 최대 인원 동원 기록을 세웠고, 1회 평균 6000명 입장 기록은 국내 가요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입니다. 또한 2월 3일 열리게 되는 앵콜공연의 경우, 티켓 예매가 시작된지 3분 10초만에 1만 2406장의 티켓이 매진되었고, 이로써 총 7만 3000명의 관객이 참여하게 되는 대규모 공연입니다.

 2) 록사운드와 무대 연출에 충실한 완성도 높은 공연

서태지 콘서트는 공연을 보러온 관객에게 시각, 청각적으로 프로페셔널한 뮤지션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습니다. 세계 젊은이들의 주류 음악인 핌프록 및 힙합 그리고 여러갈래로 파생된 형태의 메틀 음악 등 다양하면서도 완성도를 보장하는 음악을 선별해 들려주었습니다.

음향시설의 미비로 라이브가 불가능한 현 방송가요여건과 대조적으로 매회 5000여명의 관객, 특히 3층에 자리잡은 관객까지도 생생한 사운드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또 곡의 컨셉에 맞춰 특수 제작된 무대장치의 연출은 한 눈에 보기에도 고액을 투자했음을 알 수 있었고, 무대연출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뮤지션의 성의를 알 수 있을만큼 볼거리가 풍성하였으며 뮤지션의 음악세계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3) 언더그라운드 음악 저변 확대의 가능성 제시한 공연

서태지씨는 서울을 비롯 전국 투어공연 10회에 걸쳐 국내 언더밴드들을 소개함으로써, 언더그라운드 음악 저변 확대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외국 공연과 견주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한 공연 환경에서, 기형적인 국내 가요시스템 하에 빛을 보지 못했던 뛰어난 자질의 여러 언더밴드들에게 매회 세 팀씩 공연의 기회를 줌으로써, 제대로된, 새로운 콘서트 형식에 목말라 있던 관객에게 최고의 볼거리, 들을거리를 선사하였습니다. 서태지씨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했던 언더밴드들은 이미 서태지씨 팬들 사이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서태지씨 팬들은 언더의 음악을 찾아서 듣는 노력을 기울여, '언더밴드 음반 사기 운동, 라이브클럽 찾아가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실제로 과거 홍대와 대학로의 라이브클럽을 찾는 관객은 1일 평균 20여명 수준이었으나, 서태지씨 콘서트에 게스트로 참여했던 '디아블로, 코어매거진, 크로우, 레이니썬' 등이 출연하는 공연의 경우 1회 공연 평균 1백여명 이상의 관객(클럽을 찾는 대다수가 서태지씨 팬)이 라이브클럽을 가득 메울 정도로 언더그라운드의 공연문화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4) 관객과 뮤지션이 하나되어 공동 연출한 공연

이제까지 국내에서의 공연은 음악 장르를 불문하고 공연의 주역은 무대 위의 뮤지션들에게만 머물렀다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서태지 콘서트는 관객과 뮤지션이 대화로, 음악에 대한 열띤 호응으로 '공동 주연'이 되어 함께 연출하는 무대라는 '새로운 공연 즐기기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이는 대중음악문화가 발달된 문화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자리잡은 방식이지만 똑같이 개인의 시간과 자본을 투자하고도 천편일률의 '공연관람방식'밖에 즐길 수 없었던 우리나라가 그간 얼마나 대중음악계에 있어 문화적 후진국이었나를 극명히 드러내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태지씨 콘서트는 우리 대중음악 공연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다양하고 새롭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태지 콘서트 TV 방영은 문화적 후진국민의 의식에 머무르고 있는 대중음악 관계자 및 다수의 일반 음악팬에게 그동안 우리 음악환경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진지하게 모색해볼 수 있는 신선한 계기가 되어, 장래 국내 음악환경의 발전에 큰 밑거름과 뼈대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4. 갈 곳 없던 록매니아 뿐만 아니라  일반 시청자들의 양질의 라이브 무대에 대한 갈망을 충족합니다.

 서태지 콘서트의 TV 방영은 방송국이 제공할 수 있는 양질의 라이브 무대의 훌륭한 예가 되어 대중음악계를 외면했던 많은 음악팬들의 시선을 붙잡고, 나아가 문화욕구 충족의 모범적인 매개체로 자리잡을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입니다.

 1) 국내 음악계에서 수용할 수 없었던 록매니아 수용  

21세기에도 우리의 대중음악계는 90년대 중반 이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한국인의 정서가 변하고 있습니다. 음악적 취향 또한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달라진 문화욕구를 막상 충족할 곳은 많지 않습니다. 다양한 음악 장르가 있으나 록에는 특히 많은 매니아층이 형성되어있고 그들의 대부분은 문화의 능동적 수용자이자 소비자인 청소년, 청년층입니다.
하드코어, 그 중에서도 핌프록이라는 장르는 젊은 음악이며 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 이미 많은 젊은이들의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 주류 장르입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국내 록음악을 소개하는 매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보니 국내 록뮤지션과 록매니아들간의 교류 자체가 미흡하고, 따라서 국내 록음악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외국의 록뮤지션을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문화적 사대주의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그 실례로 서태지씨가 컴백했을 때 가장 많이 들어야 했던 비난은 '표절'이었습니다. 표절을 제기하는 사람들의 정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외국 뮤지션만을 인정할 뿐, 서태지씨는 그들의 '어설픈 흉내' 이상은 낼 수 없는 존재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국을 그리고 고국 출신 뮤지션의 역량을 믿지 못합니다. 우리나라에도 외국 뮤지션 못지 않은 훌륭한 뮤지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말입니다.이는 대중문화 창출의 거의 절대적이라 할 수 있는 매개체로서 TV가 문화흐름을 제역할은 커녕 젊은이들의 패배주의와 사대주의를 그대로 방치했기 때문입니다.    

2) 시청자 비롯 일반 대중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 충족

일반 시청자들의 문화적 수준과 욕구가 날로 높아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뛰어난 역량을 가진 해외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의 다양한 음악세계를 접하면서 이제는 일반인들도 다양한 음악장르와 양질의 라이브 음악을 자연스럽게 즐기고 싶어합니다. 그리고 당연히 그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서태지 콘서트는 TV에서 양질의 라이브 무대 연출 가능성과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성공할 수 있다는 훌륭한 예입니다. 이러한 시도는 시청자가 실력있는 뮤지션을 선별할 수 있는 눈과 귀를 갖게 할 것이고 따라서 일반 음악대중의 고급화도 꾀할 수 있습니다. 수준있는 대중음악문화 정립에 큰 기여를 하게됨으로써 결과적으로 방송이 제기능을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방송 관계자 조차 가요계와 음악대중은 10대판이라고 비난하기에 앞서 정작 대중음악 시청자들을 TV음악프로그램에서 떠나게했던 것은, 시대 흐름을 읽어내고 그 요구를 반영하지 못한 공중파 방송의 무사안일주의가 아니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서태지 콘서트 TV 방영은 겉도는 음악 매니아들에게, TV를 외면했던 일반 음악팬들에게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음악의 공존이 가능하고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의미입니다. 또다른 세계적인 뮤지션이 탄생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우리의 미래'에게 심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우리의 대중음악계를 외면했던 다양한 음악층의 매니아들과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문화적 욕구에 굶주려있던 일반인들이 '태지매니아'들이 그런 것처럼 스펀지가 물을 흡수하듯 새로운 대중문화의 가능성을 보고 배울 것입니다. 그간 제역할을 못한 채 중심을 잡지 못했던 거대 공중파 방송사는 당연히 그 선두에 서야 합니다.